베트남 안에서도 유치 경쟁이 치열했을 것 같다. 처음부터 나온 도시는 하노이와 다낭.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이고, 다낭은 세계적 관광지다. 다낭에서 열렸더라면 더 뜰 뻔 했다. 북한 측은 자기네 대사관이 있는 하노이를 더 주장했다는 보도다. 하노이는 지금 두 정상 맞을 채비에 여념이 없다. 도시 곳곳이 각국서 몰려온 3000여명의 취재진으로 북적거린다.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인 '비스트'를 포함한 경호팀을 메리어트 호텔로 집결시킨 미국도 막바지 경호 작업에 만전을 기했다. 메리어트 호텔에서도 보안검색대와 탐지견을 동원한 물샐 틈 없는 경호 작전이 펼쳐졌다. 베트남 당국도 영빈관에 군인들을 투입해 화학물질 탐지 작업을 벌이는 등 중요 장소의 보안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정상회담이 열리면 부수적 효과가 크다. 취재진 뿐만 아니라 각국의 수행원도 와서 돈을 뿌린다. 특히 미국의 경호 인력 등은 방대하다. 이들이 묵을 호텔을 통째로 빌리기도 한다. 북한 역시 김정은 경호에 만전을 기울이기 위해 대거 인력을 보낸다. 지난 번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그 규모를 선보인 바 있다.
하노이를 보면서 강원도 평창을 떠올렸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평창에서 열렸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상징성도 있다. 작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여정 등 북한 고위층이 참석하면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창이 물꼬를 튼 셈이다. 그런 곳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마 우리 정부 당국자도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정부도 더 적극적으로 나와야 한다. 평창을 스위스 다보스 못지 않게 만들 수 있다. 경호도 상대적으로 쉽다. 이점이 많은 곳이다. 3차 북미정상회담이 또 열릴지 모른다. 그때는 꼭 제안이라도 해보기 바란다. 회담 유치도 외교다. 남북미 정상회담이 평창에서 열렸으면 좋겠다. 대한민국도 알리고, 평창을 또 다시 세계에 알리고.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