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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무디스의 한국 경제성장률 2.1% 경고 흘려 듣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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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무디스의 한국 경제성장률 2.1% 경고 흘려 듣지 말라

작년 11월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아, 내년 성장률은 2.2%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내년은 2.2%. 당초 예상보다 더 낮춰 잡은 것. 우울한 소식이다. 무디스를 탓할 수도 없다. 그들 나름대로 분석을 한 뒤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각 신용기관들은 그때그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2.1%는 최저. 그렇게 안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 같은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성장률이 추락했던 2009년(0.7%) 이후 가장 낮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2.6~2.7%로 제시한 바 있다. 무디스 전망치보다 최대 0.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치도 2.6%로 정부와 큰 차이가 없다. 민간 연구기관으로 넘어가면 수치가 조금 낮아진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이 각각 2.5%, 한국경제연구원이 2.4%를 제시했다. 정부가 제시한 2.6~2.7%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는 뜻이다.
무디스가 4일 발표한 '세계 거시 전망 2019∼2020'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은 올해 2.1%, 내년은 2.2%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의 2.7%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3%, 내년 2.5%로 각각 제시한 바 있다. 각각 0.2~0.3%포인트씩 낮췄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무디스 측 전망은 지나치게 비관적인 측면만 부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무디스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동안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넘긴 적은 거의 없다. 항상 밑도는 게 그것이다. 다소 공격적으로, 낙관적으로 전망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낳는다.

무디스의 분석을 본다. "투자 사이클 약화와 글로벌 무역 감속이 경제 모멘텀을 해쳤다"면서 "중국의 중간제품 수요 둔화, 특히 반도체에 대한 수요 침체는 수출과 투자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고용 성장 부진은 최저임금 인상 탓이 크다"면서 "중소기업이 임금 인상을 경쟁력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가 직전 전망치를 발표했던 지난해 11월과 현재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를 그나마 지탱해온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 수출은 작년 12월 이후 석달 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무디스가 0.2%포인트를 낮췄는데 다른 기관들도 올해 초 전망을 연이어 낮출 가능성이 높다.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때도 "대외 여건이 불확실해지고 최저임금이 급등하자 기업이 투자를 미루고 있다"면서 "고용 불안이 소비를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분석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 때보다 더 나빠진 셈이다. 비관도 금물이지만, 무디스의 경고를 귀담아 듣기 바란다. 아울러 대책도 세워야 한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