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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넘어야 할 산 ‘팩트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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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넘어야 할 산 ‘팩트 체크’

현대중공업 조선소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중공업 조선소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남지완 기자] 세계 1위 조선사 현대중공업이 이달 8일 세계 2위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세계 최대 조선그룹 ‘한국조선해양’(가칭)이 출범했다. 세계 1, 2위 업체의 합병이기에 경쟁국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경영진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합병에 따른 난항이 예상된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이 각각 13.9%, 7.3%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가 합병하면 세계시장 21.2%를 차지하는 거대 회사가 된다.

더욱이 고부가가치선 LNG선 수주량을 보면 독과점 논란은 커질 수 밖에 없다. 2018년 말 국내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LNG선 수주량은 총52척이다. 이는 전세계 63척 발주량 중 80% 이상을 한국업체가 차지한 것이다. 한국 조선소 외에 수주한 나라는 중국, 일본, 싱가포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두 회사가 합병하면 현대중공업 25척, 대우조선해양 14척으로 총 39척이며 전세계 발주량의 61%에 해당한다.

국내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 또는 ‘3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75% 이상’ 요건에 포함될 경우 흔히 독과점 상태라고 부른다. ‘한국조선해양’(가칭) 이 출범할 때 독과점 논란에 포함돼 국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셈이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자료를 아직 송부 받지 못해 이번 합병이 독과점에 해당되는 지 여부를 현재로서는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전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도 "이번 협상이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인 산업은행(산은) 주도로 이뤄졌기 때문에 공정위에서 독과점을 이유로 인수합병(M&A) 승인을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기업은 올해 수주량에서도 강세다. 한국은 올 3월까지 누적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빅3의 LNG선 수주량은 삼성중공업 6척, 대우조선해양 3척, 현대중공업 1척이다. 이는 LNG선 세계 발주량 12척 중 80% 이상을 빅3가 거머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료 취합중 이기에 현 상황에서 경쟁국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반발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LNG선 수주 국가를 고려했을 때 중국, 일본, 싱가포르를 잠재 경쟁국으로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원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원들 (사진:뉴시스)
이외에 양사 경영진과 노조 간의 갈등도 만만치 않다. 채권단 산은은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우조선해양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산은의 약속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반발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현대 중공업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대우조선해양 실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합병 의지를 내비쳤다.


남지완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