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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IMF와 KDI의 한국 경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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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IMF와 KDI의 한국 경제 경고

한국 경제성장이 역풍을 맞고 있다는 지적 나와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IMF(국제통화기금)과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잇따라 우리 경제에 대해 경고음을 울렸다. 한국 경제가 어려우니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두 기관 모두 공신력이 큰 기관이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흘려 듣지 말라는 얘기다. 지금 한국 경제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바다.


IMF는 12일 연례협의를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이 중단기적으로 역풍(headwinds)을 맞고 있다”며 최소 9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사실상의 기준금리 인하 등을 포함한 강한 부양 조치를 권고했다. IMF가 올해는 이례적으로 역풍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경고 수준을 대폭 높였다. 정부가 IMF의 권고를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 하지만 한층 강해진 국제기구의 경고 메시지를 둘러싸고 최근 우려가 높아지는 성장세 둔화와 대응 방안에 대한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IMF의 지적을 보자.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 많다. “성장은 투자 및 세계교역 감소로 둔화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고 고용창출도 부진하다”고 말한다. 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높은 가계부채 비율과 잠재성장률 감소 추세도 우려스럽다.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 0.98명으로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인구변화와 생산성 증가 둔화세도 향후 전망을 저해한다. 양극화와 불평등도 성장에 장애가 되고 있다. IMF 협의단이 “한국 경제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언급한 이유다.

역풍이라는 표현을 쓴 데 주목해야 한다. 이는 한국 경제의 위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현실화하고 있다는 인식과 우려의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례협의 때는 “급속한 고령화와 서비스 부문 생산성 저하 등 구조적 문제”를 ‘중장기 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꼬집었었다. IMF가 그동안 한국에 대해 역풍이란 단어를 쓴 적이 없는데 그 정도로 우리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라는 지적이다.

앞서 KDI도 우리 경제에 대해 우려를 쏟아냈다. KDI는 지난해 11월 이후 다섯 달 연속 경기 둔화 판정을 내렸다. 특히 투자와 수출이 부진하면서 총수요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지난 11일 발간한 ‘2019년 3월 KDI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와 수출의 부진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 같은 수요 측면의 경기가 반영되면서 광공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생산 측면의 경기도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IMF와 KDI의 경고를 볼 때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추경 얘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IMF 추경 편성 권고와 관련, "미세먼지 추경이 고려된다면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을 거쳐 추경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도 타이밍이 있는데 경제 심리가 다 죽기 전에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 부총리의 고민도 커질 듯 싶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