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시사의 창] 대한민국이 부끄럽다

공유
0

[오풍연 시사의 창] 대한민국이 부끄럽다

창피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데도 대부분 눈감고 있어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오풍연 칼럼을 매일 쓰고 있다. 그날 이슈에 대해 속보 형식으로 칼럼을 쓰기도 한다. 큰 사건은 거의 다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주장에 동의할 수도, 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칼럼은 주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있는 그대로 내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지만, 더러 고민할 때도 있다. 국민의 법감정과 내 생각이 다른 경우다. 가령 국민은 구속하라고 난리인데, 내가 불구속을 주장하면 사이비라고 한다. 그런 비판을 피할 생각은 없다.

최근 칼럼도 그랬다. 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충분히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외신을 인용하긴 했지만 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했다. 그것을 갖고 정치권 뿐만 아니라 국민도 의견이 갈렸다. 한쪽은 찬성, 또 다른 쪽은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것이 정상인데도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오풍연이 비뚤어진 시각을 갖고 있다는 논리다.
마침내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 국회의원의 품격을 잃은 발언을 했다는 게 이유다. 이것을 보면서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외국에서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볼까. 말만 민주주의를 얘기하지, 그 수준은 미개하다고 보지 않을까. 정치권은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하는데 뻔뻔하다. 이해찬 대표부터 있지도 않은 국가원수모독죄를 얘기하고 있다. 이 법안을 폐지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 바로 이해찬이다.

그 뿐만 아니다. 한 지인과 통화를 했다. 그분 역시 최근의 사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나라가 품격을 잃어가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 분은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을 예로 들었다. 초등학생들이 창문을 열고 전 전 대통령을 향해 샤우팅을 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이것은 아니다” 싶었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 초등학생들이 전두환을 알 리 없다. 어른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90에 가까운 전직 대통령을 서울에서 수백km 떨어진 광주까지 부르는 게 비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재판 관할권을 얘기했다. 그 분의 얘기가 구구절절이 옳았다. 전두환 재판은 서울에서 해도 될 문제였다. 그러나 광주로 불렀고, 나오지 않으면 구인장을 발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만약 그래도 안 나오면 수갑을 채울 분위기였다. 그래서 전 전 대통령도 광주에 갔을 것으로 본다.

두 가지 사건만 예로 들었지만 요즘 부끄러운 일이 너무 많다. 해외 토픽에 나올 일들도 자주 일어난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까닭이 있을 터. 지성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양심적인 언론도 없다. 모두 분위기에 젖어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린다. 문제가 있으면 이슈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느라 양심적인 목소리는 꽁꽁 숨어버렸다. 이래서는 안 된다. 중심을 잡아나가는 사람이나 언론이 절실하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