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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민주당 왜 그렇게 좁쌀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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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민주당 왜 그렇게 좁쌀스러운가

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한 기자에게 매국이라고 공격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처음 보도한 블룸버그 이유경 기자를 비난했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하고 있다. 언론은 얼마든지 비평을 할 수 있다. 대통령을 강도(?)라고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의 자유가 있는 까닭이다. 그런데 그 기자를 겁박했다. 스스로 무덤을 판 격. 지지율이 왜 떨어지는지 아는가.

민주당은 대변인 성명을 내 기자를 비난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지난 13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인용한 외신 보도는 지난해 9월 블룸버그 기자가 쓴 악명 높은 기사”라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서울외신기자클럽이 발끈했다. 지난 16일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이 블룸버그 기자 개인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 개인 신변 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진 데 우려를 표명한다”며 논평 철회를 요구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기자를 인신공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만약 불만이 있다면 언론사 측에 정정보도 등을 요구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용어를 써가면서 공격했다. 다분히 청와대를 의식해서다. 대다수 국민들은 언론이 그럴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도 민주당을 꼬집었다. 그 중 발군은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었다. 하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을 ‘문두환 정권’으로 만들려고 작정했다”면서 “문명국가가 아닌 야만독재 시대에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 기사를 매국으로 몰아부치는 건 블룸버그 통신을 매국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면서 “블룸버그 통신에게 문 정권에 대한 애국을 강요하는 건 히틀러 시대 때나 있을 법한 야만적 국수주의”라고 공격수위를 높였다.

같은 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18일 “애국, 매국으로 국민을 가르는 정당은 대한애국당 하나인데, 민주당도 더불어애국당으로 다시 태어나려는지 묻고 싶다”면서 “문 대통령을 결사옹위하면 애국, 비판하면 매국이 아니다”고 훈수했다. 당사자 격인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죽하면 외신이 나서겠느냐”면서 “정권의 천박한 언론관이며 국제사회에서 망신”이라고 거들었다.

나도 오풍연 칼럼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무능하다고 수시로 비판하고 있다. 나보고도 매국에 가깝다고 할 지 모르겠다. 대통령은 비판에 대해서도 경청해야 한다. 물론 감정 섞인 비난도 있겠지만, 모두 나라를 잘 이끌어 달라고 주문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 것마저 귀를 닫고 있다면 정말 안 될 일이다. 여당의 인식이 좁쌀스럽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