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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반기문 전 총장 쓴소리도 귀담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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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반기문 전 총장 쓴소리도 귀담아 들어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정부의 대북정책 등 비판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반기문 전 총장의 26일 관훈클럽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해서다. 반 전 총장이 최근 미세먼지 정부대책 기구 위원장을 맡은 터라 의외로 여겨졌다. 남북경협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원자력이 가장 깨끗하다고도 했다. 정부 정책과는 반대다. 이런 목소리를 낼 필요도 있다. 정부 정책이 잘못 됐으면 노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반기문이 정부 대책기구를 맡아 조금 의아하긴 했다. 한때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자 관계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반 전 총장을 끌어안는 것으로 봤고, 반기문 역시 국가에 마지막 봉사하는 것으로 비쳤다.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 토론회를 주관한 관훈클럽 총무마저 다소 의외였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도 반 전 총장을 다시 한 번 쳐다봤다고 한다. 반기문은 ”북한이 1992년 남북간 비핵화 공동선언과 2005년 북핵 6자회담 9·19 공동선언과 같은 비핵화 약속을 했음에도 결국 핵무기 개발로 나아갔다”면서 "외국 속담에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 잘못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제는 우리가 그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또 "핵을 가진 북한과 같이 살 수 없다"면서 "북한이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는 게 대한민국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이는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이어온 한국의 일관된 정책"이라고 상기시켰다. 이어 "남북, 한미, 북미 관계가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여야하는데 지금까지 이중 어느 것 하나 단단하지 못했고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도 못했다"면서 "한미 톱니바퀴만은 양국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단단히 조여지는 만큼 흠집이 나 있는 한미동맹을 수선하고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기문의 남북미 관계 해법은 오히려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의 시각과 가깝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반 전 총장에 대해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같은 쓴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반 전 총장 역시 나라가 잘 되라는 마음에서 고언을 했을 것으로 본다. 속좁은 여당 의원들이 반기문을 공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남북, 한미 관계에 관한 한 반기문의 시각이 상식적이지 않을까. 그동안 너무 성급하지 않았다 되돌아볼 일이다. 물론 북한도 파트너로서 믿어야 한다. 하지만 진정성이 있는지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남북미 관계가 그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외교는 어렵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