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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박영선의 물귀신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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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박영선의 물귀신 작전

인사청문회에서 황교안 말 꺼내 파장 키워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박영선이 27일 청문회에서 김학의 동영상을 봤다고 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다. 분명히 화면 속 등장인물이 김학의라고도 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동영상은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의문점이 든다. 그렇게 좋은 소재를 당시 왜 공개하지 않았느냐는 것. 정부에 타격을 줄 수 있는데도 말이다. 박영선이 직무유기를 했다고 할까. 그래서 공개를 하고도 진정성이 믿기지 않는다. 김학의 사건은 2013년, 2014년 두 번이나 문제가 됐다. 야당이 동영상을 보고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문제다. 점점 아리송하다.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뒤 이런 일은 처음 봤다. 의도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자기 청문회에서 남의 얘기를 했다. 그것도 폭발성이 큰 얘기를 꺼냈다. 박영선은 당시 황교안 법무장관에게 김학의 동영상 CD를 보여주었다고 했다. 이는 황교안이 김학의 사건을 알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황교안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부분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김학의 CD 발언 이후) 박영선 청문회가 황교안 청문회로 바뀌겠더라”면서 “(박 후보자가) 김학의 사건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서 완전히 되치기 한판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사위원장 시절 박 후보자가 황 장관에 김학의) 임명 전에 CD를 제기하면서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한다)”면서 “반면, 황교안 당시 장관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계속해서 문제가 커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에 페친과 네티즌들도 갑론을박한다. 박영선이 물귀신 작전을 펴고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황교안도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건 청문회를 무력화 시키는 동시에, 청문회를 활용하여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황교안에게 타격을 주려는 사전에 기획된 고도의 음모라고 봅니다.” 대기업 CEO를 지낸 분의 평가다. 또 다른 분은 “이 사안의 본질은 김학의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고, 그걸 황교안이 덮는데 깊게 관여했다는 거 아닐까요?”라고 수사를 촉구했다.

김학의 건으로 국론도 분열되고 있다. 여당은 사건을 점점 키우려고 애를 쓴다. 당내에 김학의 태스크포스도 만들었으니 말이다. 과거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밝혀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 매몰되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가 굉장히 어렵다. 10년도 훨씬 지난 일을 갖고 이처럼 온 나라가 들썩할 정도로 다뤄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수사는 검찰에 맡기면 된다. 정치권까지 나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검찰이 부담을 느낄 수 있어서다.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수긍하지 않을 수 있다. 당리당략으로 볼 수 있는 까닭이다. 박영선이 그런 것까지 노렸다면 오히려 비난 받을 일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가야 한다. 과거에 집착하면 희망이 없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