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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비닐 대체품은 없나?”…비닐봉투 사용 금지 첫날 불편겪은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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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비닐 대체품은 없나?”…비닐봉투 사용 금지 첫날 불편겪은 시민들

용산역 이마트 과일 매대 옆에 롤비닐 사용에 동참해달라는 포스터가 게시됐다. 사진=김형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용산역 이마트 과일 매대 옆에 롤비닐 사용에 동참해달라는 포스터가 게시됐다. 사진=김형수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형수 기자]
정부가 적극적으로 비닐줄이기 정책을 추진하자 대형마트의 모습이 달라졌다. 대형마트 업체들은 롤비닐 비치장소를 줄이고 사이즈도 작은 것으로 바꿨다.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불편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1일부터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슈퍼마켓 등에서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됐다. 환경부는 올해 초부터 시행된 비닐봉투 사용억제를 위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이날부터 전국에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1회용 봉투나 쇼핑백을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날 오후 찾은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2곳, 용산역 이마트에는 6곳에 롤비닐이 비치돼 있었다. 과일, 야채 등을 담으라고 준비한 비닐봉투다. 환경부가 제한적으로 비닐봉투 사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액체가 흐를 수 있는 두부·어패류·정육, 녹을 우려가 있는 아이스크림, 흙이 묻은 채소 등에 한해 비닐봉투를 쓸 수 있다.

서울역 롯데마트에는 “비닐롤백 사용 줄이기에 동참해주세요”라고 적힌 포스터가 여러 곳에 걸려 있었다. 롤비닐은 생선·채소 등 수분이 있는 제품을 담시 위해서만 쓸 수 있다며 협조를 부탁하는 내용이다. 용산역 이마트에도 곳곳에 “비닐롤백 줄이기 함께 해주실거죠?”라고 쓰인 포스터가 게시됐다.

소비자들은 장보기가 곤란하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야채를 고르던 김 모씨는 “야채는 표면에 상처가 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롤비닐을 안 쓰면 다른 물건과 부딪혀 야채가 상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남편과 장을 보러 서울역 롯데마트에 왔다는 한 주부도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기는 하지만 비닐봉투를 쓸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며 “돼지고기를 샀는데 랩이 한 번밖에 안 씌워졌다. 장바구니 안에 핏물이 새면 골치가 아플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가 롤비닐을 한 장 뜯어 트레이에 포장된 돼지고기를 넣는 사이 남편은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긴 해야 하는데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용산역 이마트에서 라임을 사려던 남성은 맞은편 매대에 건너가서 롤비닐 한 장을 뜯어왔다. 라임을 한데 모아 들고 다닐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이 남성은 “비닐봉투를 덜 쓰긴 해야 한다”면서도 “라임은 몇 개를 사는지에 따라 값을 매기는 상품이라 이렇게 담아놓지 않으면 계산하기 불편할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비닐 사용만 줄일 게 아니라 롤비닐을 대체할 물건도 만들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생분해성 소재로 만든 봉투처럼 롤비닐 대신 쓸 수 있는 친환경 봉투가 있다면 쓸 의향이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체 입장에서는 롤비닐 대신 생분해성 봉투를 사용하면 비용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