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SK 최태원의 '통큰 투자'로 新성장동력 발판 마련

공유
0

SK 최태원의 '통큰 투자'로 新성장동력 발판 마련

미운 오리새끼 하이닉스 영업이익 20조원 '백조'로 전환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에서 진행된 SK하이닉스 M15 반도체공장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에서 진행된 SK하이닉스 M15 반도체공장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산업계가 움츠려들고 있는 가운데 SK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판 마련에 주력하는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다.

SK는 지난 2012년 2월 적자 투성인 하이닉스를 3조3700억원에 인수해 주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통 큰 투자를 통해 2조원대 '미운 오리새끼' 하이닉스를 지난해 영업이익이 20조원 흑자를 기록하는 '백조'로 거듭났다. SK하이닉스의 환골탈태 비법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다.

SK하이닉스가 그룹 전체 순이익 70%를 차지하며 그룹 중추로 자리매김했지만 최 회장은 이에 안주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투자해 사업 영토를 끊임없이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력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가 최 회장을 “적절한 타이밍에 과감한 투자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도하는 아시아의 대표 기업인”이라고 극찬할 정도다.

최 회장은 '새로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경영 투명성 확보와 사회적 가치창출을 비롯해 공격 투자 등 SK그룹 가치를 높이기 위한 그의 밑그림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최 회장은 지주사 SK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았다. 그룹 경영과 감시를 분리하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겠다는 최 회장 의도가 반영된 결정이다. 사회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모습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그룹 총수의 막강한 권한을 내려놓고 책임·투명 경영의 기틀을 세운 것으로 총수의 ‘롤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의 실험'을 재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최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그는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 왔지만 올해는 더욱 적극적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 핵심성과지표(KPI) 가운데 사회적 가치(SV)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만 성장할 수 있고, 국가 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지난달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우리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경제적 성과를 키우기 위해 경제적 가치 측정 시스템만 진화시켜왔다”면서 “그러나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회계 시스템을 도입해 우리 사회가 더욱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경영철학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당시 현지 청중들에게 큰 울림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올해 ‘통 큰’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경기도 용인시)’ 를 조성하기 위해 12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수 년간에 걸쳐 단행할 계획이다. 반도체의 칩 기판 핵심소재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 SK실트론 역시 올해 사상 최대 투자에 나선다. 이 회사는 올해 투자 계획 규모가 5950억 원이다.

SK그룹 지주사 SK㈜는 올해 들어 29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했다. SK㈜는 지난 1월 미국 스마트 글라스 업체 키네스트랄에 11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 28일 미국 G&P(Gathering & Processing:천연가스 채집·가공 업체) 블루레이서 미드스트림에 1700억 원을 투입했다.

SK그룹은 또 SK이노베이션의 신소재 사업을 맡게 된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 technology)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주력 사업은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사업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사업 등이다. 이를 통해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새 먹거리 발굴의 첨병 역할을 맡게 된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