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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VOA"인도네시아 억류 北 선박 석탄, 말레이시아 수출 앞둬…제재 위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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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VOA"인도네시아 억류 北 선박 석탄, 말레이시아 수출 앞둬…제재 위반 가능성”

북한산 석탄을 싣고 1년여간 인도네시아에 억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가 최근 석탄을 내렸으며, 이 석탄은 다른 선박에 실려 말레이시아로 수출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VOA는 "북한산 석탄 수출은 유엔 대북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1989년 건조된 2만7000t급 화물선으로 평양 조선송이운송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예인선에 끌려 이도하고 있는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 사진=voa이미지 확대보기
예인선에 끌려 이도하고 있는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 사진=voa


보도에 따르면,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중부 발릭파판 인근 억류 지점인 마카사르 해협에서 예인선에 끌려 수km를 이동했다. 이 선박이 지난해 4월 4일 인도네시아 해군에 억류된 지 1년여 만에 처음 이동한 것이다. 이 선박은 북한 남포항에서 실은 석탄 2만6500t, 299만 달러어치를 싣고 있다가 인도네시아 해군에 억류됐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수km를 이동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부터 석탄을 내렸다. VOA가 입수한 사진을 보면 이 선박과 바지선 사이에 크레인 선박이 붙어 있는데, 이 크레인 선박이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실린 석탄 일부를 바지선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석탄 하역 작업은 열흘간 중단됐다가 9일 전후로 재개돼 모든 석탄이 내려졌다. 12일 촬영된 사진에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로 추정되는 선박 위에서 인부들이 청소 등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와이즈 어니스트호 석탄하역 전후 선미 부분 모습.사진=VOA이미지 확대보기
와이즈 어니스트호 석탄하역 전후 선미 부분 모습.사진=VOA


한 소식통은 VOA에 "와이즈 어니스트호에서 바지선으로 옮겨진 북한 석탄 2만6500t은 다른 선박으로 옮겨져 출항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이 제시한 선하증권엔 석탄 2만6500t이 발릭파판 항구에서 실려 말레이시아 파항주 쿠안탄항으로 옮겨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석탄 화주와 수화인은 동일 주소를 사용하는 중국 난징의 한 회사로 나타났다.

석탄은 베트남 D사가 선주로 있는 선박으로 옮겨졌고 이르면 13~14일 출항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세관은 지난 2일 북한산 석탄의 운송을 허가하는 서류를 발행했다. 인도네시아 세관은 지난해 11월 19일 발릭파판 지방법원이 석탄 판매 허가를 인정한 것을 운송 허가의 근거로 들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 국적자인 에코 세티아모코가 올해 2월 19일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실려 있는 석탄에 대한 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티아모코는 북한산 석탄을 한국 업체에 판매하려고 시도한 브로커 중 한 명이다. 지난해 발릭파판 지방법원은 세티아모코가 북한산 석탄의 소유권을 갖고 있다고 인정했다.

VOA는 "북한산 석탄의 말레이시아 수출은 인도네시아 법에 근거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전히 유엔 제재 위반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