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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의 英車記 英車] 그랜저 독주에 벤츠 맞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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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의 英車記 英車] 그랜저 독주에 벤츠 맞승부

방화 ‘미성년’서 현대차 홍보 효과 ‘톡톡’…외화 두편서 벤츠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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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TV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한 간접광고(PPL)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중에서도 자동차가 영화의 필수 소품으로 부상하면서 완성차업체들의 PPL 전쟁은 치열하다.

앞으로 글로벌 이코노믹은 영화에 등장하는 자동차를 ‘영화와 자동차의 기록’인 ‘英車記 英車’로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10일 전국 극장가에 걸린 방화와 외화에서 국산차 1위인 현대자동차와 국내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가 맞승부를 펼쳤다.

15일 영화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000만 관객 동원 배우 김윤석을, 벤츠는 미국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각각 선택했다.

김윤석 씨가 감독과 주연을 맞은 첫 영화 ‘미성년’은 외도한 아버지의 딸과 그 내연녀의 딸이 겪는 갈등과 화해를 그렸다.

미성년에서 대원이 현대차 구형 그랜저를 타면서 극중 현대차 엠블럼이 자주 나온다.이미지 확대보기
미성년에서 대원이 현대차 구형 그랜저를 타면서 극중 현대차 엠블럼이 자주 나온다.
기업체의 중간 간부인 곽대원(김윤석 분)은 오리고기전문식당 사장 김미희(김소진)와 바람을 피운다. 현재 미희는 분만이 임박한 아기(태명 못난이)를 갖고 있다.

대원의 딸인 고등학교 1학년인 주리(김혜준)는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으며, 방과 후 미희의 식당 주변을 맴돈다. 그러다 주희는 미희와 미희의 딸이자 자기와 같은 학교 동급생인 김윤아(박세진)와 조우한다.

학교에서 주리는 윤아에게 자신의 아버지와 윤아 엄마의 관계를 밝히고, 현재 임신 중이라고 알린다. 그러면서 엄마 영주(염정아)와 통화하는 주리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윤아는 현재 대원이 자신의 엄마와 불륜 관계이며, 임신 중이라고 말해 버린다.
이후 영화는 대원과 영주, 대원과 주리, 영주와 주리, 대원과 미희, 미희와 윤아, 주리와 윤아의 갈등을 그린다.

카메라는 HG그랜저의 뒷모습을 포착하기도 한다.이미지 확대보기
카메라는 HG그랜저의 뒷모습을 포착하기도 한다.
이후 영주는 자신의 차를 몰고 미희를 찾는다. 여기서 카메라는 운전대에서 현대차 엠블럼을 잡으면서 극중 처음으로 현대차를 홍보한다.

극중 카메라는 영주의 차를 포착하지 않고, 극 말미에서 대원이 50만 원 가량 나온 택시비로 택시운전사와 실랑이를 펼치는 장면에서 차량의 측면과 후면을 포착한다. 현대차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이다.

이어 미희의 식당을 찾은 영주는 미희와 실랑이를 펼치고, 미희는 넘어지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가 조산한다.

남동생을 얻은 주리와 윤아는 인큐베이터에 있는 못난이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는데….

극중 대원은 현대차의 구형 그랜저를 탄다. 카메라는 극중 라디에이터그릴의 현대차 엠블럼을 노출하기도 하고, 극중 대원이 영주와 말싸움을 펼치는 장면에서 그랜저 차명을 보여주기도 한다.

극중 한 차례 등장하는 르노삼성 엠블럼.
극중 한 차례 등장하는 르노삼성 엠블럼.
아울러 윤아가 엄마 미희와 말다툼하고, 이혼한 아버지(이희준)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카레라는 터미널 택시 승차장에 정차해 있는 두 대의 모범택시를 잡는다. 관객은 스크린에서 그랜저의 차명을 볼 수 있다.

카메라가 극중 길가에 주차된 르노삼성의 차량을 잡으면서 르노삼성의 엠블럼이 등장하기도 한다.

미희가 못난이를 입양 보내려는 하자, 미성년인 윤아는 자신이 못난이를 키우겠다고 한다. 다만, 못난이가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죽으면서 이들의 갈등은 모두 봉합되면서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극중 현대차 엠블럼은 한차례 더 홍보 효과를 낸다. 조은상조 사장(정종준)이 못난이의 시신 등을 실고 화장장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장의차인 현대차 스타렉스의 차명과 차량 뒤쪽에 부착된 엠블럼을 잡기 때문이다.

극중 상조회사 차량으로 현대차 스타렉스가 나온다.이미지 확대보기
극중 상조회사 차량으로 현대차 스타렉스가 나온다.
반면, 벤츠는 공상 영화인 헐리우드 영화 ‘헬보이(감독 닐 마샬)’에 등장한다. 5세기 경 영국, 아서왕은 마녀 피의 여왕 니무에(밀라 요보비치)를 죽이고, 시체를 다섯 조각으로 나눠 비밀 장소에 가둔다.

1500년이 흐른 현재, 니무에가 부활을 시도하고 헬보이(데이빗 하버)는 이를 저지한다. 극중 헬보이는 니무에의 수하인 거대한 괴물 셋과 상대하면서 잠시 기절한다.

당시 벤츠의 녹색 밴을 타고 온 구출대가 헬보이를 구출한다. 이어 헬보이는 영국의 M11 특공대와 함께 니무에의 부활을 저지하지만, 역부족이다.

결국 니무에는 부활하고 아서와의 후손인 헬보이와 손잡고 세계를 제패하려고 하지만, 헬보이가 니무에의 목을 자르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영화는 허구지만, 현재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극중 M11 특공대가 벤츠의 G시리즈를 타면서 벤츠의 삼각별 엠블럼이 극중 등장하는 이유이다.

헬보이와 공포의 묘지에 등장하는 벤츠 엠블럼.
헬보이와 공포의 묘지에 등장하는 벤츠 엠블럼.
벤츠는 케빈 콜쉬, 데니스 위드미어 감독이 공동으로 메가폰을 잡은 ‘공포의 묘지’에서도 한차례 등장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루이스(제이슨 클락)는 아내 레이첼(에이미 세이메츠)과 딸 엘리( 주테 로랑스)와 어린 아들과 함께 산중으로 이사한다. 의사인 루이스가 평소 바쁜 보스턴 생활대신 한적한 숲속 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소망했기 때문이다.

루이스의 집은 이웃 독거노인인 주드(존 리스고) 집과 함께 6만 평의 숲 속에 자리하고 있다.

극중 루이스 가족이 기르는 고양이 처치가 ‘로드킬’을 당한다. 딸 엘리가 슬퍼하자 주드는 처치 시체를 숲속 은밀한 장소에 묻는다. 다음날 처지가 환생하지만, 예전의 양순한 처치가 아닌 포악한 고양이로 돌변해 엘리 가족을 공격한다.

엘리가 침울해 하자 루이스는 엘리의 생일 파티를 성대하게 준비한다. 엘리의 생일 날 엘리의 남동생이 도로로 나가자, 엘리는 동생을 뒤따르고 평소 과속을 하던 트레일러에 치여 엘리가 죽는다.

헬보이에서 M11 특공대는 벤츠 G시리즈를 이용한다.이미지 확대보기
헬보이에서 M11 특공대는 벤츠 G시리즈를 이용한다.
이후 레이첼은 아들과 함께 보스턴 친정으로 가고, 루이스는 할 일이 있다며 남는다. 결국 루이스는 주드가 처치를 묻은 장소에 엘리를 이장한다. 엘리 역시 이틑날 환생하지만….

극중 루이스는 볼보의 밴을 가족 차량으로 이용한다. 카메라가 극중 자주 볼보의 엠블럼을 포착하지만, 관객이 볼보의 엠블럼임을 간파하기는 어렵다. 카메라가 다소 거리를 두고 엠블럼을 포착해서 이다. 극중 차명도 한차례 나오지만, ‘VOLVO’의 앞 두 글자만 나온다.

볼보가 자주 등장하지만, 홍보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국 판매 1위인 벤츠의 E300.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판매 1위인 벤츠의 E300.
반면, 친정에 머문 레이첼이 루이스와 전화 통화가 안되자, 직접 숲 속 집을 찾는다. 도로 정체로 레이첼의 차가 움직이지 않자, 카메라는 앞선 차량의 벤츠 엠블럼과 닛산의 엠블럼을 부착한 앞차를 각각 포착한다.

벤츠가 극중 한 차례 등장하지만, 볼보보다 더 탁월한 홍보 효과를 누리는 대목이다.

벤츠는 올해 1분기 한국시장에서 모두1만8291대를 팔아 전년 동기(2만1633대)보다 36% 급감했다. 다만. 벤츠의 대형 세단 E300은 같은 기간 3552대가 팔리면서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으며, 역시 대형 세단 그랜저는 이 기간 2만8323대가 판매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내수 판매 1위를 지켰다.

미성년에서는 롯데의 클라우드 맥주 등 생활브랜드가 대거 등장한다.이미지 확대보기
미성년에서는 롯데의 클라우드 맥주 등 생활브랜드가 대거 등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은 일부 브랜드의 신차 효과와 물량 해소 등으로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산차 판매 역시 현대차가 내수와 수출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성년에서는 ▲정상어학원, 편의점 브랜드 ▲미니스톱 ▲위드미(현 이마트24),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캔맥주, 운동화 브랜드 ▲나이키 ▲뉴발란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서울우유, 농심의 ▲김치사발면과 기침, 가래, 인후 염증을 완화하는 보령제약의 ▲용각산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생활브랜드도 홍보 효과를 낸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