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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캘리포니아서 사용자의 '수리할 권리' 입법 논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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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캘리포니아서 사용자의 '수리할 권리' 입법 논쟁 가열

애플, 사용자 직접 수리할 때 '사고 발생' 주장

미국의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 법안 통과 논쟁.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 법안 통과 논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 법안의 통과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 법안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의 소유주가 제조업체의 보증 조건을 깨지 않고 직접 또는 제조업체가 아닌 다른 수리업체에서 하드웨어를 수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현재 미국의 18개 주에서 발의된 상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지난해 3월 수잔 탈라만테스 에그먼 의원이 전자기기 제조업체가 장비와 서비스 부품은 물론 진단 및 수리 정보를 기기 소유주나 독립 수리점에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 법안의 지지자들은 제조업체가 요구하는 비싼 수리비 때문에 소비자들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내구성 제품을 서둘러 교체하는 일들이 빚어지고 있다며 전자기기를 수리해 재사용하는 것은 제품 생산에 사용된 희소성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지역경제도 활성화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은 법안 통과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그동안 회사가 지정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만 제품을 수리해 주고 해당 서비스를 판매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제품 교체나 교환을 유도하기도 했다.

애플은 자사 제품을 분해하거나 고칠 수 있는 도구와 소프트웨어 등을 자체 제작했고 타사 부품으로 수리된 아이폰의 특정 기능을 제한하는 등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애플도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아이폰 등 기기의 예비 부품과 수리 도구를 필요한 이들에게 판매하고 자세한 수리 지침도 제공해야 한다.
애플을 포함해 전자기기 업체들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사용자들이 기기 작동 오류는 물론 신체적 상해를 유발하는 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며 로비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전문매체 마더보드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정보기술(IT)산업협회인 컴티아(ComTIA) 측 로비스트들은 얼마 전 아이폰을 들고 해당 의원들과 보좌관들 앞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아이폰 내부를 보여주며 부적절하게 분해될 때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에 구멍을 낼 경우 사용자들이 다칠 수 있다며 법안 통과의 위험성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마더보드는 지난해 4월 화면을 독립 수리업체에서 고친 아이폰8이 iOS 11.3에서 터치 '먹통'이 되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또 2016년에도 지문인식센서를 독립 수리점에서 고친 아이폰6에서 ‘알수 없는 에러가 발생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난 적이 있고 2017년엔 화면을 수리한 아이폰6S에서 터치가 오작동하는 문제가 일어났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