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바쁜 10대 건설사 CEO들 재건축 현장에 한데 모인 까닭은?

공유
0

바쁜 10대 건설사 CEO들 재건축 현장에 한데 모인 까닭은?

작년 산재사망자 971명 중 절반이 건설현장서 발생...60%가 추락사, 매년 되풀이
"건설사망자 줄이겠다" 안전경영 발표..."안전시설 확대 등 실질적 대책 뒤따라야"
10대 건설사 대표, 각자 특성에 맞춘 선언문 준비해 발표

8일 서울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에서 7번째)과 1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들이 현장점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이미지 확대보기
8일 서울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에서 7번째)과 1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들이 현장점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산업현장의 전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 수는 1000명에 육박한 97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 수준인 485명 사망자가 건설 분야에서 발생해 건설공사 현장의 산업안전 심각성을 드러냈다.

또한 건설 분야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중 60%인 290명이 추락 사고에 따른 사망이었고, 더욱이 최근 10년간 추락 사망자 수가 240~290명 선에서 줄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8일 국내 대형 10대 건설사 사장님들이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 일제히 모였다.

다름아닌 끊임없이 이어지는 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건설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저마다 자사의 상황에 맞는 안전경영을 발표하고 산재 줄이기를 선언하기 위해서다.

참석한 건설사 CEO들은 삼성물산 이영호 대표이사를 비롯해 현대건설 박동욱, 대림산업 박상신, 대우건설 김형, GS건설 우무현, 현대엔지니어링 김창학, 포스코건설 이영훈, 롯데건설 하석주, SK건설 임영문, HDC현대산업개발 김대철 대표이사였다.

산업안전의 주무부서인 고용노동부의 이재갑 장관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박두용 이사장도 참석해 건설사 대표들과 산재 사망 줄이기 대책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이날 10대 건설사 CEO들은 강남구 삼성물산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각자 자사가 운영 중인 건설현장의 특성에 맞는 '안전경영선언문'을 준비해 와 발표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경영의 제1원칙인 안전이 기본이 되는 문화를 구축하겠다며 협력사와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현대건설은 안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협력업체가 자율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대림산업은 '절대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작업장 조성'을 위해 안전보건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고 밝혔고 대우건설은 충돌·추락·질식 3대 악성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현장점검 등에 솔선수범 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GS건설은 근로자 중심의 작업발판 설치, 안전혁신학교, CCTV 통한 관리감독 등을 제시했고 포스코건설은 누가 조작해도 안전한 '풀프루프' 개념의 안전시설 설치, SK건설은 '사고징후사전감지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다른 업체들도 사고사망 예방과 안전문화 정책을 위한 경영진·노동자·협력업체의 역할을 다짐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건설분야에서 추락재해를 추방해 최소 100명 이상의 사고사망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예방활동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며 "건설사들도 원·하청 구분없이 일선현장의 안전 담당자들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장들의 선언만으로 사망사고가 줄어들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공사현장 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는 원청인 건설 대기업의 협조가 중요한 만큼 최고경영자의 선언이 의미를 가진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면에 건설 관련 한 노조 관계자는 "주요 CEO들이 직접 나서 산업현장 사망사고 줄이기를 위한 안전경영 실천을 표명해 준 것은 고마운 일"이라면서 "다만, 최고경영자의 안전경영 방침이 단순히 선언적 의미에 머물러서는 안되고 실제 건설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안전시설 확대 등이 전향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