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고] 오스트리아, 노동비자 취득 조건 완화로 현지 취업 가능성 증가 기대

공유
0

[기고] 오스트리아, 노동비자 취득 조건 완화로 현지 취업 가능성 증가 기대

Minatech GmbH 대표 강순희



□ 개요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오스트리아에서 노동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용주(법인)와의 고용 계약(취업)을 통해 노동 허가(노동 비자)를 취득하여야 합니다.

현재 오스트리아에는 외국인들이 취득할 수 있는 노동 비자는 여러 종류가 존재하는데, 이 중 가장 선호되는 종류로는 RWR(Rot-Weiss-Rot(Red-White-Red)) 카드(기타 전문인력 항목)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정부는 2019년 2월 27일 새로워진 RWR 카드 규정을 포함한 관련법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규정보다 완화된 취득 조건들이 적용되면서, 오스트리아 취업을 원하는 외국인들이 이전보다 쉽게 노동 비자를 취득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한국 젊은이들의 오스트리아 현지 취업 가능성도 보다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 RWR 카드 개요

RWR 카드 제도는, 외국의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해 오스트리아 정부가 2011년 7월 1일부터 새롭게 도입 시행하고 있는 노동 허가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산업 부문 필요 인력 및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해 캐나다의 이민 점수 제도를 본떠 만들어진 제도로, 쿼터 등의 제한 없이 일정 점수 이상을 취득하면 노동 및 체제 허가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필요한 산업 분야 또는 고급 우수 인력의 경우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 비자 취득이 용이하도록 했습니다.

RWR 카드의 경우, 그 종류가 총 6개의 카테고리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 중 ‘기타 전문 인력’ 항목이 직업군에 상관없이 가장 일반적으로 해당하는 항목이고, 일부 전문 직업군 해당 인력의 경우 상대적으로 발급 조건이 용이한 ‘인력 부족 산업 부문 전문 인력’으로 RWR 카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2011년 오스트리아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연간 약 8천 명의 필요 고급 인력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경제부 통계에 따르면 RWR 카드 발급 건수는 연평균 약 2천 건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되어, 당초 이 제도의 도입 취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IT 기술자, 정밀기계 제작자, 전기기술자, 프로그래머 등 특정 직업군의 인력 부족 현상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스트리아 정부는 2019년 들어 매년 새로 발표하는 ‘인력부족 산업 부문’ 직업군을 기존의 27개에서 45개로 확대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중입니다(인력부족 직업군 리스트 :
https://www.migration.gv.at/fileadmin/user_upload/List_of_shortage_occupations_2019.pdf).

의회의 승인을 거쳐 빠르면 2019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RWR 카드 취득 조건 완화 조치도, 필요 인력 유치를 위한 이러한 정부 정책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RWR 카드 샘플


□ 주요 변경 사항

이번에 관련법 개정을 통해 변경된 주요 내용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최소 월 급여기준 하향 조정

RWR 카드 취득을 위해 필요한 최소 월 급여 기준 금액이 하향 조정됐습니다. 과거 사회보험 산정 기준 급여(ASVG) 최대 금액의 60%(30세 이상의 경우 50%)에서 각각 50%, 40%로 10%p씩 하향 조정됐습니다(이 최대 금액은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서 매년 새롭게 발표하고 있습니다).

변경된 기준에 따른 2019년 최소 월 급여액(세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30세 미만
30세 이상
개정 전
2,610 유로
3,132 유로
개정 후
2,088 유로
2,610 유로
증감
△522 유로
△ 522 유로

오스트리아 연방상공회의소 관계자에 따르면, 최소 급여액의 하향 조정은 신규 채용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회사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를 줄여 주는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필요한 외국인 인력 채용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비자 신청 제출 서류에 거주지 증명서 제외

개정 전까지 RWR 카드 신청시 필수 제출 서류에 거주지 증명서(Meldezettel, 한국의 전입신고서 또는 주민등록등본에 해당)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오스트리아 내에 주소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주택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 동안, RWR 카드가 발급될지 아닐지 모르는 상태에서(실제로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고 해서, 100% 노동 비자 발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님) 미리 오스트리아 내 주택 임대차 계약을 맺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계속되어 왔는데,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비판을 수용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 온라인 신청 시스템 구축

그 동안 비자 신청은 관할 관청 직접 방문 또는 우편 접수로만 가능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특히 외국에서 RWR 카드를 신청하는 경우 큰 불편 요소로 작용했는데, 해당국 주재 오스트리아 대사관 영사과에 관련 비자 신청 서류를 접수하면, 이 서류들은 국제우편을 통해 오스트리아에 도착한 후 서류 심사를 위해 다시 개별 州정부 담당 부서로 보내지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러한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 3국에서 신청했을 경우 비자 신청서 접수에서 실제 발급까지 걸리는 시간이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걸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습니다(원래 규정상 최대 8주까지입니다. 그러나, 해외에서 신청했을 경우, 해당 서류가 오스트리아 관할 관청에 도착한 시점을 신청서 접수 시점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가능합니다).

이 같은 비효율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정부는 비자 관련 관할 관청들을 통합적으로 묶는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AnNA’라는 이름의 이 통합 플랫폼은 2019년 내 구축 및 시범 운영을 거쳐, 빠르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이 온라인 통합 플랫폼이 오픈하면, 비자 신청부터 발급에 소요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외국인 현지 취업 가능성 증가 기대

오스트리아 정부의 이번 노동비자 취득 조건 완화 조치 시행 및 관련 시스템 개선 노력으로,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들의 오스트리아 현지 취업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기업들 입장에서 필요한 외국인 우수 인력을 채용하고자 할 때 급여가 절대적 요인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고려 요소가 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한 기업계와 노동계의 상반된 반응에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기업들을 대표하는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인해 외국인 우수 인력의 채용이 보다 활성화됨으로써 몇몇 산업 부문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반면,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필요 인력 유치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기업들의 ‘임금 덤핑’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번 관련법 개정이 오스트리아 노동 시장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스트리아 현지 취업을 원하는 한국 청년들에게 과거보다 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보다 더 오스트리아 현지 취업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입니다.

마지막으로, RWR 카드와 관련해 한 가지 꼭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동반 가족의 독일어 능력 인정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RWR 카드가 발급되면, 동반 가족(배우자 및 미성년 자녀)을 위해 ‘RWR 카드 플러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통상적으로는 두 절차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이 때, 성년의 동반가족(배우자 및 성년의 자녀)의 경우 현지 언어인 독일어 능력(A1 레벨)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반면, 동반 가족과 달리 신청자 본인의 경우에는 카드 신청시 제출 의무가 없고 최초 RWR 카드 기간 만기 후 갱신시(이 경우 RWR 카드 플러스를 신청하게 됨)까지 독일어 능력 증명 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한국에서 취업을 위해 오스트리아로 처음 오게 되는 경우, 이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자료원 : www.migration.gv.at 및 언론 보도 자료 종합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