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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승승장구' 中 레노버, 미중 무역전쟁 새로운 난관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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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승승장구' 中 레노버, 미중 무역전쟁 새로운 난관 봉착

IBM 등 美 기업 인수로 급성장…화웨이 다음 표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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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세계적인 PC 및 스마트폰 제조업체 레노버의 성장세가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직면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레노버는 올 1월부터 3월까지 석달간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고 23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이런 성과는 지난해 5월 후지쓰의 PC사업을 인수한 게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는 후지쓰 PC 사업 인수에 따른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레노버의 PC 출하량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PC 시장 전체가 4.6% 정도 감소하고 있는 사정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화웨이를 새로운 표적으로 삼아 전방위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레노버는 이처럼 비교적 순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레노버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미국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한 결과다.

특히 2005년 레노버의 IBM PC사업 인수는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이어 IBM 서버 사업도 인수하고 2014년에는 구글에서 모토롤라를 인수했다.
중국 내 저가 PC시장에 머물렀던 레노버는 이렇게 덩치를 키워가며 마침내 PC 부문에서 글로벌 1위자리를 공고히 했고 태블릿 시장에서도 판매량을 급속도로 늘려 나갔다. 또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업체로 변모했다.

레노버의 매출은 2010년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기준 216억 달러(약 24조 원)에서 2014년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기준 463억 달러(약 52조 원)로 2배 이상 뛰었다.

회사는 현재 전체 매출의 4분의 3을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올리고 있고 3분의 1 가까이를 미국에서 거두고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암운이 화웨이에 이어 레노버에도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레노버의 PC와 스마트폰 제품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폭탄 리스트에 포함돼 있지 않다.

또 레노버는 멕시코와 브라질에 공장이 있어 추가 관세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는 레노버도 화웨이와 더불어 안보위협으로 여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주 레노버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해 화웨이 제품 공급을 중단한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돌면서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레노버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하지만 레노버로선 미중 무역갈등의 파장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PC 시장도 레노버가 풀어야 할 숙제다.

레노버의 전체 매출 가운데 4분의 3을 PC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PC 수요는 차츰 줄고 있다.

레노버가 지난 몇 분기 동안 비교적 견조한 성장을 보였지만 이는 기업용 PC의 교체주기에 따른 일시적 수요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가파른 성장세를 누려온 레노버가 미중 무역갈등과 PC시장 축소라는 이중고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하고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