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열린 페이스북의 연차 주주 총회의 결과에서, 저커버그의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제안 대부분은 부결됐다. 그러나 저커버그가 쥔 의결권이 없었다면, 부결된 모든 안건은 통과될 수 있었다. 이는 저커버그가 자신의 창조물로부터 완전한 따돌림을 받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지난해 주주 총회에서 제출된 저커버그의 회장직 사임과 유사한 제안으로, 그 결과도 거의 비슷한 지지를 얻은 것이다. 지난해 저커버그를 회장직에서 물러나도록 하자는 제안은 그의 지분을 제외하면 67%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에도 '다의결권'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저커버그는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이다.
한편 주주 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은 저커버그 CEO를 사임시키거나 권한을 제한하는 노력이 실패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페이스북이 일련의 주주 제안 부결을 권장하고 있었으며, 저커버그가 의결권의 과반을 쥐고 있어 처음부터 그에게 불리한 안건에 대한 통과는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연이어 저커버그를 견제할 수 있는 안건들을 제안한 것은, 대다수의 임원들과 투자자, 그리고 페이스북을 구성하는 직원들의 결의를 세간에 알리고자 하는 의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주주들의 이러한 노력은 충분한 성과를 발휘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총에서 도출된 높은 숫자는, 저커버그 CEO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얼마나 강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