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을 하다 보면 늘 “바쁘다 바빠!”를 외치면서 “쓸만한 놈 한 명도 없다!”라고 한탄하는 리더가 있는가 하면 “부하의 잘못된 행동이나 태도를 고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질문하는 리더가 있다. 부하의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리더는 늘 바쁘게 된다. 부하가 좋은 행동이나 태도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조직을 한 방향 정렬시키기가 어렵고 성과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이 생각이 전적으로 옳은 것일까. 이런 리더에게는 이런 통찰 질문을 해 본다. “그렇다면 리더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그런 조직문화는 누가 만들었습니까”
정치인들을 보면 자신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 자신은 모든 걸 다 잘했다고 이야기하면서 상대의 잘못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어떻게 그렇게 날카롭게 지적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러다 보니 뉴스를 보면 누가 잘못하고 누가 잘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정치인들의 이야기만 무조건 추종한다. 같은 행동을 보고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 이런 것 때문에 우리 사회가 극도로 분열된 것은 아닐까. 왜곡 보도를 한다는 이유로 공중파 방송 뉴스를 안 보는 사람도 있다. 유튜브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방송만 보는 사람도 있다. 극도로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나라의 이익보다 자기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한다는 어느 교수 출신 퇴직 장관의 자조 섞인 한탄이 가슴 찡하게 여운을 남긴다.
“Inside out! Outside in!”이란 말이 있다. 안에서 밖을 보는 것과 밖에서 안을 보는 것을 의미한다. 리더는 안에서 밖을 바라봐야 하지만 밖에서 안을 바라보기도 해야 한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봐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점을 자신에게서 발견해야 하고 개선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쓸만한 놈이 하나도 없다!”라는 말은 자신이 부하를 육성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자기만 혼자 바쁜 시간을 보낸다는 말이다. 다른 말로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부하의 존재감이나 성취 욕구를 말살했다는 것이다. 리더의 역할은 부하로 하여금 일의 의미를 발견하고 역량을 키우도록 지원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좀 더 훌륭한 리더라면 일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하고 성취 욕구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부하가 바람직한 행동이나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은 평소에 그런 행동을 상당히 많이 묵인했다는 말이다. 아무런 피드백도 하지 않으면서 이심전심으로 자신이 바라는 대로 행동하기를 바랐다는 말이다. 이게 가능할까. 좋은 이야기만 하고 싫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리더의 바람직한 행동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리더는 때로는 상대가 듣기 싫은 이야기도 해야 한다. 오히려 역량이 뛰어난 사람은 칭찬보다는 잘못에 대해 정확히 피드백 해주는 리더를 더 좋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자한(子罕)이라는 송나라 신하가 군주에게 이렇게 말했다. “국민은 상 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일은 군주께서 직접 하십시오. 하지만 형벌은 제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군주가 명했다. “앞으로 모든 처형은 자한에게 상담하도록 하라! 나는 좋은 일만 하겠다.” 1년 후 상황이 어떻게 됐을까. 사람들은 자한에게만 복종하기 시작했다. 「한비자, 외저설 우하」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리더는 공평한 상벌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잘못에 대해서는 분명한 피드백을 해야 한다. 물론 피드백할 때 사전에 상대의 감정을 고려한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