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 전문 매체 마켓워치와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OPEC 회원국 등 주요 산유국들이 7월 1~2일 여는 정례회의에서는 러시아의 OPEC의 감산 결정 연장에 동의할 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븐스리포트리서치 공동편집자인 리치 타일러는 마켓워치에 "OPEC플러스는 다음주 회의에서 정책을 연말까지 유지할 것으로 대체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치 타일러 공동편집자는 "다음 주는 기념일이 있는 주간이어서 뜻밖의 일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7월 4일 독립기념일에는 휴장하는데 OPEC은 미국의 공휴일에 시장을 놀라게 하는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추수감사절에 OPEC은 감산을 예상한 시장 기대와 달리 산유량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CNBC도 감산합의 연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RBC의 세계 상품 전략 부문 헬리마 크로프트 대표는 CNBC에 "원유를 움직일 수 있는 넓은 요인들을 감안한다면 OPEC은 감산합의를 연장할 것"이라면서 "뒤에서는 전쟁의 북 소리가 울리고 있고 빠져 나갈 길은 없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접촉을 갖고 감산합의 연장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CNBC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과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이 각각 접촉을 갖는다. 노박 장관은 이미 지난 25일 "빈의 감산 결정에 대한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유국들은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미중 정상회담 결과도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면 유가는 상승할 여지가 있지만 아무런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에 따라 유가하락은 불가피해진다. 그 경우 감산 연장에 합의할 공산이 커진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은 27일(현지 시간)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에 비해 0.1%(0.05달러) 오른 배럴당 59.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26일에는 3% 올랐다. 6월 들어 WTI 가격은 약 11%나 상승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0.1%(0.06달러) 내린 배럴당 66.5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약 한 달 사이에 최고가다. 브렌트유는 6월 들어 이날까지 3% 이상 상승했다.
현재 원유 수요는 부진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미 에너지정보청(EIA), OPEC은 모두 6월 에너지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원유수요 전망치를 올해 초보다 낮췄다. 게다가 미국은 원유 수출을 늘리면서 유가에 강한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수출은 14일로 끝난 주간에 하루 평균 34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2월 중순 기록한 역대 최대인 하루 360만 배럴에 근접하는 수치다. 반면 미국의 OPEC 회원국 원유 수입은 역대 최저를 나타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OPEC 플러스는 유가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산 연장을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