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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뽀빠이처럼 “시금치 먹으면 힘난다”…근육 강화제 스테로이드 유사성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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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뽀빠이처럼 “시금치 먹으면 힘난다”…근육 강화제 스테로이드 유사성분 확인

자유베를린대 “시금치에 스테로이드 효과 성분...선수 성적 향상”
세계반도핑기구 “‘엑디스테론’, 잠재적 반도핑 목록에 추가 검토”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고 힘을 내는 모습(사진=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고 힘을 내는 모습(사진=유튜브)
뽀빠이가 옳았다. 만화속 주인공 뽀빠이에게 초인적 힘을 내게 해주는 시금치가 실제로도 그렇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뱃사람 만화 ‘뽀빠이’가 탄생한 지 거의 100년 만에 과학자들이 이 사실을 확인했다. 뽀빠이는 1929년 팀블 씨어터(Thimble Theatre) 일일 연재하던 만화에 뽀빠이를 등장시킨 미국 만화가 엘지 시가(Elzie Segar)의 작품이다.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베를린 자유대학교 연구원들이 최근 시금치에 들어있는 엑디스테론(ecdysterone)의 영향을 연구한 결과 이 성분이 함유된 보충제를 복용하는 육상선수들이 다른 선수들보다 최대 3배 더 기량향상 효과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시금치에 ‘스테로이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즉, 운동선수들이 흔히 사용하는 근육강화제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같은 효과가 시금치 속 화학물질에 있다는 얘기다.
연구원들은 시금치에서 발견되는 호르몬인 에디스테론이 매우 강력해서 이 보충제를 다량으로 섭취한 사람들의 기량을 엄청나게 향상 시켜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지원을 받은 이 팀은 10주간의 체력훈련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엑디스테론 캡슐을 복용하게 했다. 시험대상 운동선수들은 10주 동안 하루에 시금치 8.13파운드(4kg)를 먹을 경우에 섭취하게 될 분량의 엑디스테론을 복용했다.

그 결과 이 캡슐을 섭취한 그룹의 기량이 가짜약 캡슐을 제공한 그룹보다 3배나 더 향상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마리아 파 베를린 자유대학교 약학연구소 교수는 “이 보충제를 포함한 다이어트보충제광고에서 근육성장 효과를 암시했기 때문에 실험에서도 이를 해 보기로 했다. 우리는 데이터로부터 기량 향상을 가정하긴 했지만 그 효과의 정도는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녀는 같은 효과를 얻으려면 하루에 시금치 4kg을 섭취해야 하므로 운동선수들의 야채 섭취는 금지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는 프로 스포츠에서 엑디스테론 캡슐을 제한해야 한다는 권고와 함께 WADA로 보내졌다.

만화 주인공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고 힘을 낸다는 설정이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만화 주인공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고 힘을 낸다는 설정이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유튜브)

파 박사는 “우리가 입수한 자료에 근거해 우리는 WADA가 금지된 물질 목록에 엑디스테론을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WADA 대변인은 잠재적 사용금지를 위해 자유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분석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WADA는 새로운 증거를 입수하기 위해 과학 전문가들과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뽀빠이 만화는 당초 여자 주인공 올리브 오일과 그녀의 남자친구 햄 그레이비의 모험을 주로 다루었다. 10년 후 뽀빠이가 등장했고 올리브와의 로맨스가 전개된다. 시금치는 그의 경쟁자 블루토가 올리브를 괴롭힐 때 뽀빠이가 힘을 내 그를 무찌르는 데 도움을 준다. 뽀빠이는 시금치와 너무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1937년 미국 시금치 재배의 수도인 텍사스의 크리스털 중앙광장에 동상이 세워져 있을 정도다.

다만 시금치는 칼륨함량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신장질환 환자에게는 피해야 할 음식으로 꼽힌다. 투석 환자의 사망 원인 중 하나가 심정지이며 그 원인으로 고칼륨혈증이 꼽힌다고 한다. 혈중 칼륨 수치가 높으면 근육이 약화될 수 있으며 이런 이유로 특히 신장 질환 환자에서 칼륨의 조절은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