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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한달…한국 반도체 기업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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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한달…한국 반도체 기업 위기감 고조

국내 한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국내 한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도체 생산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와 포토 레지스트 공급을 사실상 차단당한 한국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일(현지시간)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 제품의 대안을 찾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막다른 길에 처했다며 앞으로 몇 달 내 생산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일본이 천천히 반도체 업체의 목을 졸라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전에 확보해둔 재고 물량을 최대한 아껴쓰고, 중장기적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소재·부품 수급 구조를 개선하는 데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당면한 문제의 해결책은 될수 없다는 얘기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7월 한 달 간 일본에서 포토 레지스트, 불화수소 등을 전혀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고위층까지 나서 대체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규제 조치 일주일 만에 일본을 찾아 사태 수습에 나섰고, SK하이닉스는 김동섭 대외총괄사장에 이어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이 차례로 일본 현지 업체를 방문했다.

사업부, 구매부서 임직원들도 중국, 대만, 러시아 등에서 대체재 확보를 위해 애를 써고 있다.
불화수소의 경우 국내 기업이나 중국, 러시아제품으로의 대체를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제품만큼 고순도가 아니어서 수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극자외선(EUV) 공정에 필요한 포토 레지스트는 일본 말고 수급처가 마땅치 않아 단기간에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를 해외 법인을 통한 '우회수입' 등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일본 수출에 제약이 없는 국가다. 따라서 삼성의 경우엔 미국 반도체 공장 법인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 매입량을 늘려 일부를 한국 공장에서 다시 사오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그러나 이 또한 최악의 경우에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 미국 법인을 활용할 경우 국내 운송 시간과 비용 등을 생각해볼 때 생산단가가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반도체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소재 국산화를 위한 자국 업체 육성 전략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모든 소재의 국산화가불가능할 뿐더러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일본과의 협력 방안을 찾는 게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