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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 술자리는 근무의 연장, 끝날때까지 있어라...한국공항공사의 신입사원교육 '꼰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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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 술자리는 근무의 연장, 끝날때까지 있어라...한국공항공사의 신입사원교육 '꼰대질'?

'구시대적 회식문화' 강요 교육지침 커뮤니티앱에 공개돼...근로기준법 위반 소지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이게 신입사원 교육으로 적절하다고 생각됩니까'라는 제목의 게시글과 함께 게재된 한국공항공사 신입 직원 교재. 사진=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쳐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이게 신입사원 교육으로 적절하다고 생각됩니까'라는 제목의 게시글과 함께 게재된 한국공항공사 신입 직원 교재. 사진=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쳐
한국공항공사(KAC)가 신입사원 교육을 위해 만든 자료 중 '회식자리에서 지켜야 할 사항' 내용이 시대착오의 '꼰대 문화'를 그대로 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는 '이게 신입사원 교육으로 적절하다고 생각됩니까'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국공항공사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우리 회사는 입사 1년 차가 되면 3일간 연수원에 모여 교육을 받는다"면서 "오랜만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동기들도 만나고 좋은 데 이번 교육 내용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돼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한다"며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작성자가 언급한 것은 '2019년 KAC 신입사원 리텐션 과정'이라는 제목의 신입 직원 교육 교재로, 표지 하단에는 '한국공항공사 항공기술훈련원'이라 표기돼 있다.

이 교재의 '비즈니스 매너-회식'편에는 '회식자리에서 지켜야 할 사항'으로 '윗사람이 권하는 술은 꼭 받아서 입술을 축이거나 받는 즉시 마시는 것이 예의이다'고 써있다.

또한 ▲마신 후 곧바로 준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것이 예의이다 ▲술을 따를 때는 술병의 글자가 위로 가게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으로 받쳐 정중한 자세로 술을 따른다 ▲상사와 합석한 술자리는 근무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예의바른 행동을 보인다 ▲좌장이 일어설 때까지 함께 하며 끝 마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이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구시대적 술자리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근로기준법에 저촉될 수 있는 내용도 담겨 있는 셈이다.

작성자는 "회식자리에서 지켜야 할 태도라는데 이것이야말로 없어져야 하는 술자리 악습 아니냐"고 지적하며, "선진화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되어야 할 회식자리가 윗 사람들 비위 맞춰주고 근무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라는 것이 정식 교재에 있고 이 내용으로 신입사원들에게 교육을 시킨다니 솔직히 정상적인 교육 내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론화가 되어 앞으로는 이런 비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해당 글에는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야 할 내용이다", "공사는 교재를 검토한 것인지 의문이다"는 등 비판의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는 '교육과정 중 비즈니스 전문 외부강사가 소개한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강사에게 책임을 돌리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으로서 손창완 사장은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을 비롯해 전북지방경찰청 청장, 경찰대학 학장,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안산시단원구을 지역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