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싸움은 지난 2016년 시작됐다.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선보이며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출하면서 메디톡스가 자사 제품인 '메디톡신'의 균주 도용 의혹을 제기했다.
소송전으로 이어진 이 갈등의 핵심은 보툴리눔 톡신을 제조할 때 사용하는 균주의 포자 형성 여부다. 메디톡스의 경우 '홀A하이퍼 균주'이용하는데 이 균주는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 반면 대웅제약은 홀A하이퍼 균주의 특성을 닮은 자연 상태의 균주를 발견, 나보타를 개발했다고 맞섰다.
끝이 없어 보이던 이 싸움이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의 포자 형성을 입증하며 메디톡스가 주장한 내용을 반박, 승기를 잡은 것이다.
양측은 최근 국내 법원이 요청한 포자감정시험을 실시했다. 감정인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시험에서 대웅제약은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사용하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함에 따라 이 균주가 메디톡스의 균주와 서로 다른 균주임을 증명했다.
이에 대웅제약은 이번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법정 다툼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고, 이 내용은 미국에서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에 대해 무고죄 등의 혐의로 민·형사상 책임도 묻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이번 시험 결과로 대웅제약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메디톡스가 제기한 균주 도용 의혹의 핵심이 포자 형성 유무인 만큼 메디톡스가 포자감정시험을 뒤집을 증거를 제시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법원이 해당 내용을 증거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감정인이 직접 참가한 상황에서 이뤄진 포자감정시험에서 대웅제약 균주가 포자를 형성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ICT의 결과도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까지 대웅제약이 유리한 위치에 올라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