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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북한 주력전차, 미사일, 다연장로켓 가격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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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북한 주력전차, 미사일, 다연장로켓 가격 아시나요?

북한, 조광무역회사 웹사이트에서 각종 재래식 무기 판매 정황

"북한 주력전차 '폭풍호' 미화 420만 달러, '천마호' 270만 달러, 북한판 패트리엇 미사일 KN-06, 번개 5호 지대공 미사일 5100만 달러..."

북한 주력 전차 폭풍호.사진=조선중앙TV/VOA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주력 전차 폭풍호.사진=조선중앙TV/VOA

북한이 무역회사 이름으로 개설한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 중 대표 무기의 판매 가격이다. 우리 돈으로 약 51억 원, 32억 5900만 원, 61억 6000만 원이다. 우리나라 주력전차 K2와 미국의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외화벌이 수단이 거의 없는 북한에는 대단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북한의 재래식 무기를 이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무기 금수 조치를 명시한 유엔 제재 위반이 된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5일 마카오비즈니스매거진의 보도를 인용해 북한이 무역회사 웹사이트에서 재래식 무기를 판매하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개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웹사이트는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 본사를 둔 조광무역회사의 홈페이지다. 197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이 웹사이트를 통해 불법 무기 거래를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웹사이트 상품 소개란에 건설·농업, 중장비, 조류 추적 연구 부문으로 나눠 상품을 올렸는데, 해당 내용에 접속하면 실제로는 모두 현재 북한에서 사용 중인 무기가 올라와 있다고 VOA는 전했다.

조강무역 건설장비 안내.사진=조광무역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조강무역 건설장비 안내.사진=조광무역 홈페이지


상품 소개 중 '건설 장비' 항목에는 '폭풍호' '천마호' 전차 등 무기류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북한의 주력전차인 '폭풍호'가 미화 420만 달러, 2010년 북한 열병식에도 등장한 '천마호' 전차가 270만 달러에 팔리고 있다. 또 M-1985 장갑차 180만 달러도 포함돼 있다. 농업 장비 분야에서는 M2010병력수송장갑차(APC.72만 달러), M1992APC(24만 달러)가 판매 대상으로 올라있다.

조광무역 홈페이지에 안내된 중장비 제품.구경 170mm 곡산 자주포와 240mm 다연장 로켓 등이 소개돼 있다. 사진=조광무역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조광무역 홈페이지에 안내된 중장비 제품.구경 170mm 곡산 자주포와 240mm 다연장 로켓 등이 소개돼 있다. 사진=조광무역홈페이지


중장비 상품 부문에는 주체포로 알려진 170mm '곡산포'(630만 달러)와 240mm 다연장 로켓(180만 달러), 130mm 방사포(540만 달러)도 판매 목록에 올라 있으며 북한판 패트리엇 미사일로 알려진 KN-06, 번개 5호로 알려진 지대공 미사일은 조류 추적 연구 상품으로 분류돼 5100만 달러의 가격이 책정돼 있다고 VOA는 소개했다.

각각의 상품에는 제원과 역사, 사거리 등 간략한 소개도 덧붙였고, 더 자세한 상품 소개를 원할 경우 개별적으로 접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조광무역회사의 웹사이트 존재를 처음 공개한 '마카오 비즈니스 매거진'은 공개된 것 이상으로 진위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웹사이트가 차단되지 않도록 무기 목록과 정보를 숨기는 북한의 전형적 수법이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것은 조광무역회사와 북한과의 관계 때문이다.

조광무역회사는 원래 북한이 마카오에서 운영한 해외 무역상사 중 가장 큰 규모의 회사로, 사실상 북한의 대표부 역할을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지난 2005년 돈세탁 혐의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본사를 마카오에서 중국 주하이로 옮겼다.

지난해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북한이 시리아와 예멘, 리비아 등 분쟁 지역에 무기를 판매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예멘의 후티 반군에 전차와 로켓추진 수류탄, 탄도미사일 등을 거래했다는 증거가 담겼다.

북한이 웹사이트를 개설해 유엔 대북 제재 위반 품목을 판매하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안보리 1718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GPM'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통해 리튬6을 판매하려 한 정황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리튬6 동위원소와 관련 장비들은 핵 관련 금지 물질로 등재돼 안보리 대북 제재 품목인데, 북한은 웹사이트를 통해 리튬6 을 매달 10kg씩 제공할 수 있다고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017년 안보리의 소말리아·에리트레아 제재위원회 산하 감시그룹의 연례보고서에서도 북한이 글로콤이라는 기업 이름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군사용 고주파 무전기와 암호 해독용 마이크, GPS 등을 판매한 내용이 들어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