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첫날 광주 광산구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불이 난 아파트 맞은편 동에 거주하는 양만열(46)씨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을 구하는 의인정신을 발휘했다.
불이 난 아파트 5층에서는 집주인 A(53·남)씨가 보일러실 창턱에 상반신을 걸치고, 바로 옆에서는 그의 딸(22)이 맨손으로 창틀을 붙들고 매달린 채 연기를 피하고 있었다.
위기에 처한 A씨 부녀를 발견한 양씨는 불이 난 아파트 아랫집 보일러실까지 진입해 배관을 발로 디디며 간신히 버티고 있던 A씨의 딸을 건물 안으로 잡아당겼다.
A씨 딸은 양씨 덕분에 왼쪽 다리에 화상만 입은 채 무사히 건물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양씨는 A씨도 마저 구하려고 5층까지 진입을 시도했으나 그사이 A씨는 집 밖으로 추락해 숨졌다.
양씨는 당시 상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며 "A씨의 딸을 구하는 과정에서 A씨와 눈이 마주쳤다. 머리가 아래쪽을 향하고 있길래 위로 올라가 잡아당기려 했는데“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수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sj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