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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국의 이란 중앙은행 제재 이 후 이란 내 인도주의 물품 시장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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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국의 이란 중앙은행 제재 이 후 이란 내 인도주의 물품 시장반응

홍인자 테헤란대학교 박사(이란 지역전문가)



지난 9월 20일 미국은 이란이 사우디의 정유시설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이란의 중앙은행과 이란의 국부펀드를 제재하는 등 최고 수준의 제재를 가했다. 인도주의 물품들(의약, 식품, 의료장비 등)은 여전히 제재 예외 물품이지만 결제와 운송이 원활하지 못한 현재 이란 국민들은 생필품과 의약품이 소진될 만약의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현재 이란 내에서 특허 기간이 만료돼 복제약을 만들 수 있는 약품들이 원활히 생산되고 있고 정부와 제약회사가 협력해 제약 스탠더드를 유럽 수준으로 올려놓았기 때문에 제재 복원 이후 오히려 의약품 부족률이 전년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또한 안정화된 생산라인을 통해 주변의 국가들(중앙아시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 수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란 보건부 차관 알리레저 라이시는 현재 이란 내에서 치료에 필요한 98% 이상의 약품이 생산되고 있어 국민들이 우려하는 의약품 부족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제재로 인해 이란 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수입약품과 원료공급에는 차질이 생겼지만 이러한 사태는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직면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국가들은 미국이 의약품 등 인도주의 물품을 제재대상에서 제외했지만 결제와 선적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제재를 가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현 상황을 분석한다. 또한 미국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회사들이 이란과의 거래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는 제재대상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란과의 교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 보건부는 이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가능하면 이란에서 생산되는 약품을 처방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일부 의사들이 의약 제품을 선택할 수 없다면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고, 이란 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약품들의 일부 원료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 정부는 현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 국가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의약품 뿐만 아니라 식용유, 곡물, 설탕 등의 식품 역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이란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생활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하여 다양한 외환정책과 시장 안정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이란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해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물가상승률도 둔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식품을 수입하기 위한 결제와 선적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현재의 안정세가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최근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인해 이란 수출길이 막힌 많은 한국의 기업들이 제재 예외물품과 인도주의적 물품의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중앙은행 제재라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한 지금 이란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비즈니스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