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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원거리 발령' 요금수납원 복직자에 "주택 주거비 지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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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원거리 발령' 요금수납원 복직자에 "주택 주거비 지원할 것"

직접고용 380명 중 200명 타지역 배치에 민주노총 "컨테이너 숙소 제공 등 무성의" 반발
공사측 "상담 통해 장애·고령자 희망지 우선배치, 임시숙소 제공일뿐...특정노조 차별 아니다"

지난 7월 4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톨게이트 구조물 위에서 민주노총 소속 요금수납원들이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4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톨게이트 구조물 위에서 민주노총 소속 요금수납원들이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대법원 판결로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원거리 발령, 임시숙소 등 불만을 제기하자 도로공사가 대책마련 등 달래기에 나섰다.

30일 도로공사와 민주노총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지난 24일 대법원 판결로 본사에 직접고용된 해직 근로자 380명에 인사발령을 냈다.
승소한 요금수납원 해고자들은 지난 8월 29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본사 직접고용 대상자가 됐고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4주간 직무교육을 받았다.

직접고용된 이들은 애초에 톨게이트 요금수납업무를 전담하는 자회사로 전직을 거부했기 때문에 본사에서 요금수납업무가 아닌 고속도로 휴게소 청소 등 다른 업무를 맡게 됐다.

문제는 직접고용된 380명 중 200명이 기존에 근무하던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배치됐고 아직 숙소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민주노총은 2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고용 노동자의 업무 선정과 근무지 배치, 임금 책정까지 모든 행위가 일방적이고 폭력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도로공사는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기존 근무지가 아닌 다른 근무지로 발령받은 사례가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에 집중돼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전체 직접고용 380명 가운데 329명은 한국노총 소속이거나 무노조 근로자이고 51명은 민주노총 소속이다.
한국노총과 무노조 329명은 48%인 157명만이 다른 지역으로 배치됐지만, 민주노총 소속 51명은 84%에 해당하는 43명이 다른 지역으로 배치됐다.

또 민주노총은 숙소 등 주거지원 대책이 당초 약속과 달리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임시숙소, 컨테이너에서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불만 제기에 도로공사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원거리 발령은 전국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56개 지사를 보유한 공사의 특성상 모든 직원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라며 민주노총 소속 직원에 의도된 차별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직접고용된 380명 중 수도권 연고 직원이 353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해 모든 직원을 희망 지역에 배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히며 "수용여건을 최대한 고려해 수도권에 153명을 우선 배치하고 이후 강원·충청권 159명, 기타 69명 등 최대한 수도권 가까운 곳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별 인사상담을 통해 중증 장애나 중대 질병, 정년 2년 미만, 가족 간호 등 사유가 있는 직원을 우선 배려했으며, 인사상담을 한 184명 중 74%인 137명이 1순위 희망지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등 특정노조 가입 여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덧붙여 해명했다.

도로공사 측은 "민주노총이 '직무교육을 하는 4주동안 숙소마련도 안하고 뭐했냐'고 비판하지만 지사별로 배치 인력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숙소를 마련해 두기는 어려운 만큼 여유 숙소공간이 부족한 지사는 부득이 임시숙소를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연고지가 아닌 지역으로 발령난 요금수납원 출신 직원들을 위한 대책과 관련, 도로공사 관계자는 "임시숙소가 제공된 곳도 공사 규정에 따라 일정 주택 규모와 금액 한도 내에서 주거지원대책을 마련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장에 배치된 현장지원직원들이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산하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