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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최후통첩 이틀만에 인민해방군 첫 움직임 '무력개입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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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최후통첩 이틀만에 인민해방군 첫 움직임 '무력개입 신호탄'?

홍콩주둔 중국군 바리케이트 청소작업에 야당·시위대 “홍콩활동 금지법 위반” 반발
17일 대학 부근서 ‘바리케이트 제거’ 놓고 시위대-경찰 화염병·최루탄 공방전

17일(현지시간) 홍콩 폴리텍대학교에서 시위대가 불타는 장애물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7일(현지시간) 홍콩 폴리텍대학교에서 시위대가 불타는 장애물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홍콩 시민과 경찰 간 민주화 충돌사태가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에 등장해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이 가까워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비롯해 빈과일보, 명보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전날인 16일 오후 4시 이후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수십 명이 카오룽퉁 지역 주둔지에서 벗어나 시민 시위대가 설치한 도로 장애물을 제거했다.

일단, 시위대의 장애물을 없애는 작업으로 보여졌지만, 홍콩 언론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브라질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야 한다는 '최후통첩'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나온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움직임이란 점에서 중국군의 직접 개입을 경고한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은 중국 트위터의 공식 계정에서 간략하게 시위대 장애물을 청소했다는 소식을 올려 이같은 우려에 아랑곳 않는 입장을 보여줬다.

그러나 16일 홍콩 거리에 모습을 나타낸 한 중국군 지휘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오늘 여기에 나온 목적은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밝혀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움직임에 홍콩 여론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16일 신문 1면에 보도한 홍콩사태 논평에서 시 주석의 '최후통첩' 발언을 인용하며 홍콩 시위에 강력하게 대처해 하루 빨리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장애물 제거 청소에 홍콩 야당과 재야단체, 시위대는 크게 반발했다.

홍콩 범민주 진영 의원 25명은 공동 성명에서 "거리 청소는 ‘물을 서서히 데워 개구리를 삶는 것(溫水煮蛙·온수자와)’처럼 홍콩 주민들이 인민해방군의 공개 활동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한 술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소 활동이 인민해방군의 홍콩 내 활동을 금지한 주군법(駐軍法) 9조를 위반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홍콩 시위대의 대변인격인 민간기자회도 "이번에는 벽돌을 치웠지만, 다음에는 시위 진압에 나서 홍콩 시민들을 도살할 수 있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17일에도 홍콩 시위대와 경찰은 홍콩폴리테크닉대학 인근에서 최루탄과 화염병을 주고받으며 격렬하게 충돌했다.

시위대가 점거한 대학 주변의 바리케이트를 경찰이 치우려 하자 시위대 수십명이 대학에서 몰려나와 벽돌과 화염병을 던져 작업을 방해했고, 이에 맞서 홍콩경찰도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