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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졸업' 신동아‧고려개발‧동문, 중견건설사 재기 원동력은 ‘사업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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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졸업' 신동아‧고려개발‧동문, 중견건설사 재기 원동력은 ‘사업 다각화’

신동아건설, 글로벌 금융위기 멍에 9년4개월 만에 탈출...공공주택·소규모 재개발 공략
고려개발, 공사 빠르고 대금회수 좋은 신탁형 정비사업 수주 특화로 고수익 창출
동문건설,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수주 힘입어 탈출...워크아웃 시기에도 시공력 과시

신동아건설이 내년 11월 준공 예정인 '김포신곡 캐슬앤파밀리에 시티 2차'의 투시도. 사진=신동아건설이미지 확대보기
신동아건설이 내년 11월 준공 예정인 '김포신곡 캐슬앤파밀리에 시티 2차'의 투시도. 사진=신동아건설
신동아건설, 고려개발 등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간 중견 건설사들이 사업 다각화로 일군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68위의 신동아건설은 지난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워크아웃 멍에를 쓴 지 9년 4개월 만에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하루 전인 25일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채권단은 채권금융기관의 신동아건설 공동관리 절차 완료를 선언했다.
◇ 신동아건설, 구조조정·자산매각 ‘재무 개선’…4년연속 흑자, 시공능력평가 순위 17계단 ‘껑충


신동아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을 맞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맺었다. 워크아웃 시작 이후 회사는 인원·조직·임금 등 기업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동원해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았다.

이같은 과감한 자구 노력으로 신동아건설은 워크아웃 돌입 5년 뒤인 2015년부터 경상이익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워크아웃 돌입 뒤 처음으로 ‘흑자 3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2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며 4년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 왔으며, 올해 상반기엔 자본 잠식도 해소됐다.

더욱이 지난해 수주액 7500억 원, 매출액 6200억 원을 거둬들이며 2010년 이후 최대 실적을 냈고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도 지난해보다 무려 17계단 상승한 68위를 기록했다.

신동아건설의 반등을 이끈 건 그동안 워크아웃 졸업에 발목을 잡았던 김포 신곡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성공리에 진행했고,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을 포함해 설계공모사업,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에 적극 참여해 사업 다각화에 이룬 성과들이 맞물려 작용한 것으로 회사 측은 풀이했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 졸업으로 경영 정상화와 함께 기업신용평가가 크게 개선돼 앞으로 아파트 건설에서 단독입찰과 공공‧관급사업 수주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20일 워크아웃 졸업 기념행사에서 고려개발 곽수윤 대표(왼쪽)와 NH농협은행 박성일 부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고려개발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일 워크아웃 졸업 기념행사에서 고려개발 곽수윤 대표(왼쪽)와 NH농협은행 박성일 부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고려개발

◇ 고려개발, 재건축·재개발시장 진출로 ‘사업 다각화’ 주효…수주 잔고 2조7천억 ‘작년 매출의 4년치’ 확보

대림산업 계열사인 고려개발(시공능력평가 54위)은 기존 주력 분야인 토목사업에서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사업으로 확장하며 최근 워크아웃 탈출에 성공했다.

고려개발은 워크아웃기간 동안 기존 토목사업과 더불어 사업 다각화를 위해 도시정비사업에 신규 진출했으며, 특히 신탁형 정비사업을 국내 최초로 수행하는 등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신탁형 정비사업은 신탁사가 조합을 대신해 도시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사업 진행이 빠르고 공사비 회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려개발은 지난 2016년부터 대전 용운주공아파트 재건축, 부산 범일3구역 재개발, 대전 문화2구역 등 신탁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비사업장에서 시공권을 확보했으며, 올해는 충남 천안 사직구역 재개발(총 공사비 1538억 원)과 서울 성북구 신길음1구역 재개발사업(총 공사비 879억 원, 대림산업 컨소)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신탁형 정비사업 수주에 힘입어 고려개발은 지난해 매출 5540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4484억 원, 영업이익 403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고려개발의 현재 수주 잔고는 2조 6900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4년치 넘는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탁형 정비사업 등 수익성이 높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문건설이 지난해 2월 분양한 수원 인계동 동문굿모닝힐의 투시도. 사진=동문건설이미지 확대보기
동문건설이 지난해 2월 분양한 수원 인계동 동문굿모닝힐의 투시도. 사진=동문건설

◇ 동문건설, 가로주택정비 소규모 개발 눈돌려 ‘짭짤한 실적’…관급공사 수주로 시공역량 과시

지난 5월 워크아웃에서 탈출한 동문건설도 경영 재기에 힘쏟고 있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던 동문건설은 수주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시정비시장으로 눈을 돌려 가로주택정비 등 소규모 개발사업뿐 아니라 수도권 재건축‧재개발사업을 수주한 것이 워크아웃 졸업의 계기가 됐다.

워크아웃 기간 중임에도 지난 2011년 부산 만덕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2013년 천안 신부주공2단지 재건축사업, 2014년 대전 용운동 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등 굵직한 도시정비사업과 여러 관급공사를 수주하며 시공 역량을 과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워크아웃을 신청한 다수의 중견건설사들은 대부분 토목, 공공사업 분야 비중이 높았던 회사들”이라며 “워크아웃 이후 자구 노력과 아파트 분양, 도시정비사업 등 사업다각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며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