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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 자동차보험‧실손보험 손해율 급등에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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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 자동차보험‧실손보험 손해율 급등에 '발만 동동'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급등에 울상을 짓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흥국화재·농협손해보험 등 9개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502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50억 원)보다 27.8%나 줄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32.6% 감소했다. DB손보는 19.2%, 현대해상은 28.3% 줄었다. 롯데손보는 작년 3분기 209억 원의 순익을 거뒀으나 이번 3분기에는 54억 원 적자를 냈다. 흥국화재는 1년 전의 절반 수준인 91억 원에 그쳤다. 한화손보의 경우 전년 대비 86.6% 급감한 155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처럼 손보사들의 실적이 급감한 것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다.

10월 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롯데손보 123.4%, 한화손보 102.8%, KB손보·DB손보 98.5%, 삼성화재 97.6%, 현대해상 97%, 메리츠화재 90.3%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긴 했지만 전체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넘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7~80%다.

업계는 9월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차량 침수·파손 피해가 있긴 했지만 올해 들어 손해율이 치솟은 것은 노동자 가동연한 상향과 정비수가 인상,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액 확대, 사고차 시세 보상 기간 확대 등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1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3~4%가량 올렸다. 6월에는 육체노동 가농연한 연장 등을 이유로 1.5~2% 수준에서 인상했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두 차례 인상에도 손해율을 낮추기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보험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올해 두 차례 인상했음에도 원가 상승 요인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수익악화를 보전하기가 어려워 업계에서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이미 100%를 훌쩍 넘겼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1%로 2016년 131.3%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문재인 케어로 인해 비급여 진료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의료 이용 급증과 비급여 항목 진료비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해 손해율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항목이 많아지면 사람들이 병원을 자주 찾게 돼 손해율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며 “병원도 수익성을 위해 비급여를 계속 개발하고 늘려가면서 이른바 ‘비급여 풍선효과’가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