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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방글라데시 건축시장, 미리 알고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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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방글라데시 건축시장, 미리 알고 준비하자!

조은상 방글라데시 지사장 희림 종합 건축사사무소

필자는 인도에서 한국 기업 건축설계 및 시공사를 4년 근무했으며,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의 종합건축사 사무소 지사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 외 아제르바이잔 지사 근무 경험과 베트남 프로젝트 경험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방글라데시의 건설시장을 보는 관점에서 현지인과 한국인이 느끼는 온도차는 어디에서 오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방글라데시 건설시장의 종류



방글라데시의 건설시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인프라 시설로 벵골만을 거점으로 해양산업기반 항만시설과 내륙 운송을 위한 철도, 도로 등이 있고 항공물류를 위한 공항, 산업기반을 위한 에너지 플랜트 등이 있다. 이러한 인프라는 유기체와 마찬가지로 골격과 혈액, 신진대사를 이루는 사업으로 커 나가는 방글라데시의 건강한 육체를 구성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민간 또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건축 건설시장으로 부족한 상업·업무시설, 주거, 의료 및 편의 시설을 예로 들 수 있으며, 이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도시 인구 증가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건축은 유기체의 세포활동처럼 나라를 구성하는 각 세포조직이 되어 늘어가는 도시 인구의 활동공간을 담을 것이다.

방글라데시는 수년 전부터 WB, ADB, EDCF와 같은 차관사업으로 인프라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기 시작했고 특히 2015년부터는 한국 엔지니어링사가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에서 설계와 감리로 많은 수주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한국의 신뢰와 더불어 최근에는 많은 한국 건설사의 공사 수주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교민 1000여 명 남짓한 방글라데시에 많은 대형 건설사들이 들어오게 됐다.

이에 반해 건축시장은 근본적으로 민간개발이 주도라는 점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2017년까지 외국사가 경험해 볼 수 있을 만한 큰 프로젝트는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정부 주도의 신도시 건설사업으로 부지가 조성돼 있지만 아직 1인당 GDP가 2000달러도 되지 않는 나라에서 정부 주도의 주거시설 개발 또한 쉽지 않은 여건이다. 또한 준비하고 있는 민간개발 프로젝트도 많지만 전체적인 경제사정을 고려하면 투자개발 여건이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도부터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는 점이 있다. 현지 대형 개발사로부터 수도 다카 인근의 신도시가 개발되고 있고 1000세대가 넘는 대형 주거시설 프로젝트들이 설계를 진행하며 현실화 돼가고 있다.

건설시장 그 이상과 현실

이러한 정부 또는 민간의 활발한 움직임 속에서도 아직 눈에 띄는 대형 프로젝트는 시작되지 않고 있다. PPP청 또는 관련 정부 기관은 ‘방글라데시는 외국사에 기회의 땅이다. 땅이 준비돼 있으니 투자만 하면 된다.’라고 말하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개발사들이 투자할 것이라고 MOU를 맺었다지만 실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방글라데시가 꿈꾸는 이상과 현실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본다. 그 이상과 현실을 몇가지 짚어 보고자 한다.

첫째, 송금의 안정성이다. 한국의 많은 건설, 엔지니어링 설계사들이 나와 있고 민간개발사업에도 관심을 보이지만 정작 그들이 시장조사를 하면 송금부터가 어렵다는 환경을 알게 된다.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는다. 방글라데시는 아직 경제적으로 취약한 나라이기 때문에 외화 확보가 중요하고 이에 송금의 절차나 세금, 처리속도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현지 주재기업들은 말하고 있다. 특히 건설 관계사들은 차관사업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원만치 않은 수금, 송금, 부담스러운 세금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둘째, 투자의 안정성이다. PPP청 또는 신도시 개발 담당부서는 외국의 적극적인 투자를 말하지만 정부 주도의 PPP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정부가 투자사에 어떤 보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계획은 없고 이익금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 있다. 보증할 계획이 없다는 것은 할 수 없다는 것으로 외국사에는 해석될 것이다.

셋째, 인프라 구축이다. 건설사에 하루라는 시간의 지체는 적게는 몇천만 원에서 억단위까지의 손실을 볼 수도 있게 한다. 방글라데시의 물류공급 수준, 현지사의 대응 속도, 업무의 효율성, 협업관계, 정부 관계기관 협조 등을 고려하면 어느 하나 쉽게 돌아가는 것이 없다. 이는 건설사에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게 하고 그만큼 방글라데시의 프로젝트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으로 결론 지어질 수 밖에 없다.

이외 많은 어려움에서 방글라데시가 말하는 ‘이상’과 ‘현실’에서는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지만 모든 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부정적’으로만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방글라데시의 미래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경험자로서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시장진출 방안’과 ‘우리 기업의 준비’에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는 길을 말하고자 한다.

방글라데시 건설시장 진출


방글라데시 건설시장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이익이 있다면 리스크도 존재한다. 최빈국 지위인 나라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없다면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리스크들은 이 나라의 제도적인 차원에서 걸림돌이 되는 것이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것은 제도와 관행이라고 생각되는데 그것을 하나 하나 분석해 구체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B2B의 과정이 일선이지만 해결되지 않는 리스크들이 존재한다. 이는 G2G 차원에서 좀 더 큰 관심을 가지고 한국의 제도권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해 최빈국까지 올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최빈국은 그들이 말하는 부자 나라에서 ‘무엇을 해 줄 것인가’부터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제도권에서 ‘해줄 것’을 생각하고 ‘얻을 것’을 생각한다면 방글라데시의 제도와 관행 아래에서도 건설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그 바탕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글라데시 건설시장에 대한 우리의 준비

준비가 되면 간다는 생각을 버리자. 세계 10위권 경제국가 한국은 이제 ‘되면 간다’가 아니라 ‘만들어서 간다’ 라는 나라가 돼야 한다. 한국 정부는 기여 또는 차관 제도를 잘 활용하고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현지 주재 건설 관계사는 경쟁도 중요하지만 실패와 성공 사례는 서로 공유하고 다른 한국 기업들이 같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며 정부, 한국 기업, 현지기업 간의 다양한 자리를 만들어 긴밀한 소통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의 활용과 축적된 정보로 방글라데시 건축 시장을 분석해 길을 만들고 방글라데시의 건축시장과 한국 기술이 원하는 접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사족을 하나 달고자 한다. 필자도 처음 방글라데시를 왔을 때 방글라데시에 처음 출장 오는 사람들처럼 인도와 똑같다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최근 그 생각이 틀렸다는 생각을 한다. '왜 방글라데시는 인도에서 동-서 파키스탄으로 독립하고 왜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을 다시 했을까' 하는 고민하게 됐다. 아직은 다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들과 ‘다름’ 이기 때문이다. 다르기 때문에 독립을 했고 그들은 세계 최고의 GDP 성장률을 보이며 ‘다름’을 보이고 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