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는 이 대학 윤동기 화학과·나노과학기술대학원 교수팀이 나선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액정 물질을 이용해 광결정(photonic crystal) 필름을 제작해 카이랄 물질을 별다른 기기 없이 눈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복잡한 분자구조의 액정 재료를 활용하기 위해선 극한으로 분자들의 거동을 제어하고 균일한 배향을 유도하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관련 기술의 부재로 응용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LCD의 핵심 재료로 사용되는 일반형 액정분자보다 분자구조가 더 복잡한 굽은 형태의 액정분자가 형성하는 200~300nm(나노미터)의 나선 주기를 갖는 나선형 나노 구조체를 대면적에서 배향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빛을 반사하는 광결정을 제작했다.
이후 연구팀은 이 분자를 제어하고 응용하기 위해 빛에 의해 분자의 모양 및 배향이 바뀌는 현상인 광이성질체화(photoisomerization)를 유도할 수 있는 광 반응성 굽은형 액정분자를 설계했다.
연구팀은 이 액정분자들이 마치 해바라기가 빛을 따라가듯이 빛에 나란히 배향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이 형성하는 나선 나노 구조체도 빛의 방향에 따라 매우 균일하게 세워질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렇게 방향이 제어된 나선 나노 구조체는 분자의 길이에 따라 다양한 색을 보여 푸른색에서 초록색의 빛을 선택적으로 반사하는 일종의 카이랄 색상 거울로 활용할 수 있다.
윤동기 교수팀은 이 거울을 이용해 왼쪽 혹은 오른쪽의 카이랄성을 갖는 일상생활 속의 다양한 화학물질, 한 예로 설탕을 이루는 과당과 포도당의 경우 별다른 도구 없이 왼쪽 혹은 오른쪽의 카이랄성을 갖는다는 점을 관찰할 수 있었다.
박원기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지난 4일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즈(Advanced Optical Materials)’ 표지논문에 게재됐으며 국제 학술지 ‘NPG 아시아 머티리얼즈(NPG Asia Materials)’ 8월 16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전략과제,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아사업과 교육부의 글로벌연구네트워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홍정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oodlif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