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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랑스 디지털세 둘러싼 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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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랑스 디지털세 둘러싼 갈등 재점화

- 미국 무역대표부(USTR), 프랑스 디지털세의 불공정 조치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12월 2일) -
- 프랑스산 치즈, 와인, 럭셔리 상품 등 63개 품목에 100%까지 관세부과 계획 -
- 프랑스 정부, EU와 함께 강력 대응 시사 -



□ 프랑스 디지털세 도입 과정

○ 2019년 7월, 프랑스 독자적으로 디지털세 부과 결정
- 2018년 3월 21일, EU 집행위원회가 디지털세 부과 방안을 제안했으나, 만장일치 합의에 이르지 못해 도입안 확정 실패
-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부 장관은 2019년 1월 22일 프랑스의 독자적인 디지털세 법안 도입을 발표했고, 7월 11일 프랑스 상원에서 최종 의결됨.
- 연수익 7억5000만 유로 이상이면서 프랑스에서 2500만 유로 이상의 수익을 내는 글로벌 IT 그룹에 대해 프랑스 내 연 총매출의 3%를 과세하겠다는 내용으로 2019년 1월 1일분부터 소급 적용됨.
- 프랑스 정부는 이 법안으로 2019년 4억 유로, 2020년 4억5000만 유로, 2021년 5억5000만 유로, 2022년 6억5000만 유로 규모의 세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함.

디지털세(GAFA세) 부과 대상이 된 대표적인 IT 그룹들


자료: 일간지 Le Monde

○ 미국, 프랑스의 디지털세 부과 법안에 대해 계속적으로 비판하며 보복관세 예고
- 법안 통과를 앞둔 7월 10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내고 프랑스 디지털세가 미국 기업들에 대한 불공정 조치인지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
- 7월 2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마크롱의 어리석음에 대응할 상호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며 프랑스 와인을 언급, 보복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

○ 2019년 7월 18일 프랑스 샹티이에서 개최한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디지털세 부과에 대한 원칙적 합의 성명이 발표됨.
- 2019년 8월 26일,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족스러운 합의를 이루어냈다고 밝힘.
* OECD 차원에서 디지털세 법안이 마련되고, 세율이 프랑스의 디지털세보다 낮게 책정되면 환급해주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는 내용

○ 2019년 10월 OECD, 디지털세에 대한 일반 원칙 마련 후 G20 회의에 안건으로 제출
- 글로벌 IT 기업이 법인을 두지 않는 나라에서 발생한 이윤에 대해 해당 국가가 과세권을 갖는다는 일반 원칙에 대한 국제적 첫 합의 도출
- 이 내용을 바탕으로 2020년 6월까지 합의 도출을 위해 G20 재무장관들 논의 중

□ 미국, 보복관세 부과 계획 발표

○ 2019년 12월 2일 미국은 프랑스가 부과한 디지털세의 불공정 조치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
-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프랑스 디지털세가 자국기업에 대한 차별이라 결론을 내리고 후속조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힘.
- 24억 달러 규모의 프랑스산 수입품에 최대 100%까지 추가 관세 부과 계획
* 대상품목: 치즈, 요구르트, 샴페인 등 스파클링 와인, 비누 및 화장품, 핸드백 등 63개 품목
- 2020년까지 1월 초까지 의견수렴절차를 마치고 1월 중순부터 시행 예정
- 미국은 지난 10월부터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프랑스산 와인과 치즈에 이미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음.

□ 프랑스 정부와 업계 반응


ㅇ 프랑스 정부, EU 함께 강력 대응 시사
- 브뤼노 르 메르 재무부 장관은 12월 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미국의 제재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강하게 표현하며, “디지털세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유럽, 프랑스, 중국 기업들에도 부과됐다”고 설명, 법안 철회는 없을 것임을 강조함.
- 또한, "미국이 프랑스에 또 한 번 제재를 가한다면 유럽 연합 또한 강력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힘.
- EU 집행위원회 대변인 또한 12월 3일, “이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미국과 대화를 시작하겠다.”라고 밝히며 미국이 그럼에도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면 “무역과 관련한 모든 문제에 대해 그렇듯이, 유럽연합은 하나의 목소리로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밝힘.

ㅇ 프랑스-미국 정상,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입장 표명
- 12월 3일 런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해 “우리 사이에 작은 분쟁이 있다. 하지만 함께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라고 밝힘.
- 마크롱 대통령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답하며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긴장감을 늦추려는 의지를 보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

자료: AP 통신

ㅇ 프랑스 와인수출협회(FEVS)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미국의 제재가 업계에 위협이 됨을 강조하며, 프랑스 정부의 '긴급한 대응'을 촉구함.
-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으로 수출한 프랑스 와인의 40%는 스파클링 와인이었으며, 약 7억 유로 규모에 이른다고 설명
- 프랑스 농업협회(FNSEA) 또한 양국 관계의 '볼모'가 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함.

ㅇ 일간지 피가로(Figaro)에 따르면, 이번 미국의 관세 보복 결정으로 프랑스 제1의 럭셔리 기업인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의 주가가 1.5% 하락했음.
- LVMH 그룹은 이번 보복관세 품목에 해당하는 샴페인, 핸드백, 화장품, 의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음.

□ 전문가 의견

ㅇ 경제학자 브누아 루이예(Benoit Rouyer)는 이번 관세부과 품목 리스트를 보면 “버터와 치즈 관련 품목이 대부분”이라며, 프랑스 문화를 상징하는 품목들인 만큼 프랑스의 이미지를 공격하려는 미국 행정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고 설명함.

□ 시사점

ㅇ 프랑스 정부 및 언론은 이번 상황을 미국의 강력한 위협으로 보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나 GAFA법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크지 않음.
- 프랑스 내부에서도 디지털세 부과를 세계적인 흐름으로 보고, 미국과의 갈등이 있더라도 강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한 편

ㅇ 세계적으로 디지털세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가 모아지는 추세지만, 프랑스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한 나라가 없고 미국과의 갈등을 전방에서 풀어가는 상황이므로 진행 상황을 계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음.


자료원: 일간지 르몽드(Le monde), 르피가로(Le Figaro), 레 제코 (Les echos), France info, AP 통신, KOTRA 파리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