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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볼커 전 의장, 사망 전 "트럼프 대통령 민주주의 위협" 날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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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볼커 전 의장, 사망 전 "트럼프 대통령 민주주의 위협" 날선 비판

폴 볼커(Paul Volcker) 전 연준 의장.
폴 볼커(Paul Volcker) 전 연준 의장.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사망하기 3개월 전 자신이 쓴 에세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정책과 기관들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믿음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CNBC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볼커 전 의장은 자신의 자서전 발표 후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공격을 비판하며 미국의 핵심 기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움직임들이 일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볼커는 그의 책(Keeping At It: The Quest for Sound Money and Good Government ) 말미에 "기존 가치를 파괴하는 세력들은 우리의 공기, 물, 기후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해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표권과 공정 선거, 법치, 언론 자유, 권력분리, 과학에 대한 신념과 진실에 대한 믿음 등 민주주의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들을 불신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관리들을 멍청하다고 비난한 데 대해 "2차 세계 대전 이후 우리는 대통령이 연준에 공개적으로 정책을 지시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연준이 당파적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핵심 정부 기관인 점을 고려할 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볼커 전 의장은 미국에 대한 확신이 포위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75년 전 미국인들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분명한 인식을 갖고 해외에서 폭정을 물리치기 위한 동맹에 참가했다"며 "지금 세대도 양상은 다르지만 같은 시험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민주주의와 궁극적으로 지구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커 전 의장은 지난 8일 향년 92세의 나이로 뉴욕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볼커 전 의장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까지 십 수 년간 재무부 고위 정책관으로 일하며 브레튼우즈 협정을 근간으로 세워진 전후 통화정책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인물이다.

이어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를 거쳐 1979~1987년 연준 수장 자리를 맡은 그는 저성장과 천정부지로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사투를 벌였다.

당시 22%에 달했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가라앉히기 위해 그는 연준 위원들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기준금리를 20%까지 끌어올리는 극단적인 통화정책을 동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자문관으로 활동하던 2008년엔 쓰러지는 금융시스템을 추스르기 위해 충격 요법을 쓰기도 했다.

대형 금융기관의 위험 거래를 전면 차단하는 이른바 '볼커룰'을 앞세워 금융위기 진화 및 재발 방지에 공을 세웠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