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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라오스, 미래 친환경 산업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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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라오스, 미래 친환경 산업의 중심!

이재승 글로벌녹색성장기구 라오스 사무소장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은 지금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비엔티안의 광화문이라 불릴 수 있는 랑샹(Lanexang) 거리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으며, 4년 전 처음 만들어진 현대식 백화점 옆에 또 다른 복합상업건물들이 건설 중이니 조만간 그럴 듯하게 번화한 거리가 생길 듯하다. 3년 전 처음 이곳에 부임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최근 몇 년간 특색있는 커피삽과 레스토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더욱이 그들의 주요 고객이 관광객이나 외국인을 넘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라오스 국민들의 구매력(buying power)이 빠르게 증가하고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음을 증명하는 듯하다.

이러한 변화는 피부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제성장률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세계은행에 의하면 라오스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7.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세계은행에서 지정하는 최빈국 지위를 졸업하지 못해 생활 수준이나 기반시설은 주변국인 태국이나 베트남보다 떨어지나 최근의 가파른 경제 발전은 분명 폭넓고 다양한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라오스의 친환경 사업, 과연 어떤 분야가 유망할까?


늘어나는 중산층으로 인해 새로운 소비군이 형성되고 있는 이때에 국내 기업의 진출 영역으로 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사업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그중 전기차, 전기 오토바이, 루프탑 태양광,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사업 등은 환경친화적인 ‘착한’ 사업이라는 시대요구에 부응한다는 긍정적인 인식 이외에 실제로 높은 수익 창출이 가능한 영역이다. 특히 현재 라오스 정부는 UN의 기후변화 대응 요구에 기인해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있어 친환경 산업의 태동단계라 할 수 있다.

이 중 전기차, 전기 오토바이 관련 시장에 대한 국제시장의 관심은 이미 괄목할 만하다. 라오스의 전기는 현재 80%가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수력 발전으로 공급되고 있고 전력생산의 80%를 수출하고 있다. 메콩강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명성에 걸맞게 아시아의 배터리(Battery of Asia)로 부상하겠다는 정부 목표가 수립됐으며, 전력 수출을 최대 주력 수출 상품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라오스에서 전력 산업이 차지하는 위치와 중요도는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자국 내 생산된 전기를 수출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통한 내수 수요의 증가를 꾀하고 있다. 이는 석유 생산과 정유 공장이 전무한 라오스에서 석유보다는 자국에서 생산된 풍부한 전기를 이용한 교통수단을 활성화하는 것이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오스 비엔티안시는 대중교통 활성화 목적으로 100여 대의 전기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니 라오스 정부가 전기차 시장에 관심과 의지가 상당함을 증명한다. 전기차의 경우 현대 기아차는 아직 수입되지 않고 있으나 전기차 전문 수입업체가 이미 일본 차와 독일산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전기차 충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미 16개의 충전소를 설치했고 2020년에는 그 수를 40여 충전소까지 늘린다고 한다.

또한 전기 오토바이는 이미 경제성이 증명돼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고는 있으나 현지 소비자들에게 아직 내구성을 인정받지 못한 중국산 전기 오토바이만이 시장에 있어 판매가 미비한 상태이다. 아직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높은 수요가 있는 라오스의 오토바이 시장에서 내구성이 좋은 한국 기업의 전기 오토바이는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 전기 오토바이 외에 커다란 잠재력을 보유한 또 다른 시장은 루프탑 태양광과 에너지 효율화 시장이다.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운 여름 날씨가 10개월 내내 지속하는 라오스에서는 가정마다 기본 2~3개의 에어컨이 설치돼 있으니 가정 및 중소기업의 에너지 소비와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루프탑 태양광 설치 기업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고 전기세 절감이라는 경제성을 어필하며, 소비자들에 다가가고 있지만 높은 초기 비용에 대한 장벽으로 아직 보급률이 높지 않다. 즉 초기비용에 대한 부담을 낮춰줄 대출 서비스와 같은 금융상품 및 정부 지원 등이 접목된다면 루프탑 태양광 기업들 또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루프탑 태양광 시장과 같은 맥락으로 에너지 효율화 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라오스 현지에는 아직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업체가 없기 때문에 이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SCO 업체란 에너지 절약시설의 설치에 따른 투자 비용을 조달하고 다음에 발생하는 절감액으로 투자자금을 상환하는 사업으로 에너지사용자가 기술적 또는 경제적 부담 없이 에너지 절약형 시설로 대체할 수 있는 사업이다. 라오스에서는 시멘트 산업, 봉제 산업, 건물 에너지 효율화 사업 등 적용 가능한 ESCO 분야가 무궁무진하니 국내의 전문 ESCO 업체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친환경 사업 과연 수익 창출이 가능할까?


위에 언급된 여러 사업 기회들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수요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으로 금융 및 캐피탈사와의 연계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많은 수의 국내 금융사들이 이미 라오스 현지에 진출해 자동차와 오토바이 융자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과의 파트너십으로 전기차, 전기 오토바이, 태양광 루프탑, 에너지 효율화 사업 등에 파이낸싱 상품을 제공한다면 시장 창출은 물론이고 시장 선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 사업이라 하면 많은 사람이 수익성과 상관없는 비영리단체(NGO)의 사업 또는 공익사업이라는 인식이 아직 팽배하다. 특히 태양광이나 전기차 같은 비교적 새로운 기술의 사업 분야일 때는 높은 초기 단가로 개발도상국 내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를 먼저 던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나 전기 오토바이에서 필요한 리튬이온전지의 가격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UN에 따르면 세계 3분의 2 이상 국가에서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 전력생산 가격이 화력 연료보다 저렴해졌다고 한다. 특히 라오스는 잉여 전력이 넘쳐나고 태양광 산업에 좋은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녹색성장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뒷받침되고 있어 5~10년 이내에 세계를 선도하는 친환경 산업의 중심부가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라오스 정부의 녹색성장을 도모하는 데 기여해 온 사람으로서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친환경 기업들의 라오스 진출을 고대해본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