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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국산차 르네상스'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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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국산차 르네상스' 시대 연다

내수 시장점유율 상승해 올해 72%로 회복…판매 상위 ‘톱10’ 싹쓸이
세계 시장 16년째 5위, 올해 실적 큰 폭 개선…하이엔드 車 선전 덕분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최근 부친 정몽구 회장을 이어 국산차 전성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최근 부친 정몽구 회장을 이어 국산차 전성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사진=현대차
국내 유일한 토종 완성차 기업 현대기아자동차를 이끌고 있는 정의선(49) 총괄 수석부회장이 부친 정몽구(81) 회장을 이어 '국산자동차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내수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M/S)이 올해 72%로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기아차 세계 순위는 16년째 세계 5위를 지키고 있다. 세계 1위는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등:전 세계 판매량 1083만대), 2위는 르노닛산미쓰비시연합(1076만대), 3위는 도요타(1059만대), 4위는 미국 제너럴모터스(840만대), 5위는 현대기아차(740만대) 순이다.

정 회장이 1999년 기아차를 인수한 이후 현대기아차를 불과 5년 만에 세계 5위 완성차 기업으로 육성한 데 그치지 않고 정 수석부회장이 M/S와 판매에서 공격경영을 펼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기아차 내수시장 점유율 72%...10년만에 사상 최대 실적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내수 시장 점유율은 2004년 71.8%(80만3017대)에서 꾸준히 증가해 세계 금융위기가 불거진 직후인 2009년 점유율은 76.7%(111만5424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어나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은 조금씩 하락했다. 수입차 연간 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한 2011년 현대기아차의 내수 신차 판매점유율은 74.5%(117만7160대)로 뒷걸음쳤다.

그 이후 수입차의 꾸준한 강세로 현대기아차는 2014년 내수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60% 대인 69.3%로 떨어졌다. 수입차 연간 판매는 2015년 24만900대로 사상 최초로 20만대를 돌파해 이듬해에는 현대기아차 신차 시장 점유율이 65.4%(124만1621대)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정 수석부회장, 고급차-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시장 공략 '공격경영'

주춤한 모습을 보여온 현대기아차는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해부터 확 달라지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69.1%(125만대)로 상승한 점이 대표적인 예다.

정 수석부회장이 주력 모델로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차량과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차량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는 눈높이가 높아진 국내 고객을 위한 공격경영인 셈이다.

이를 위해 정 수석부회장은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지난해 하반기 출시해 올해 1∼3분기 현대기아차를 판매 상위 6위로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현대기아차 차종은 올해 같은 기간 산차 판매 상위 1∼10위를 모두 독차지 했다. 이 가운데 모닝(8위), 아반떼(5위), K3(10위)만이 경소형 차량이고 나머지 7개 모델은 모두 중대형 차량이 휩쓸었다.

이 같은 선전에 힘입어 올해 1~3분기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71.6%(92만2752대)로 2004년 수준을 회복했다. 이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국산차 업체들의 올해 판매가 6.3% 감소한 점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M/S 개선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19조9628억 원, 영업이익 3조8602억 원, 분기순이익 3조893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6.8%(7조6841억 원), 영업이익은 43.2%(1조1637억 원), 분기순이익은 33.8%(9840억 원)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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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미국-유럽-신흥시장에서 '휘파람'

현대기아차는 해외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미국과 유럽에서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으며 인도와 남미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도 판매 실적이 고공행진 하고 있다.

이에 따른 현대기아차 수출 역시 증가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3분기 누적 수출이 6.3% 늘어나 업계 평균치(1.2%)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르노삼성 등 나머지 국산차 업체 수출이 평균 15.8% 급감한 것과 좋은 대조를 보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 수석회장의 '하이엔드(high-end: 고품질·고가격) 전략'이 탄력을 받고 있으며 국산차 업체 가운데 유일한 토종인 현대기아차가 국산차 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풀이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2015년 말 제네시스를 고급브랜드로 정하는 등 고급화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라면서 “여기에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인 전기차와 수소차 등을 전면에 내세워 향후 판매 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통상 환경 악화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미국 등 북미와 유럽, 인도에 지역별 권역본부를 설립하고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대기아차는 권역별 자율경영과 책임경영 체제를 토대로 시장 상황과 고객 수요를 반영한 새 차를 선보여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고려해 고급 세단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을 내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