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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제약사, 마약-해독제 동시판매 '몰염치 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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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제약사, 마약-해독제 동시판매 '몰염치 상혼'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사태의 원흉으로 지목된 퍼듀 파마가 해외 자회사 문디파마를 통해 해독제 판매에 나서 몰염치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사태의 원흉으로 지목된 퍼듀 파마가 해외 자회사 문디파마를 통해 해독제 판매에 나서 몰염치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사태의 원흉으로 지목된 퍼듀 파마가 해외 자회사를 통해 해독제 판매에 나서 몰염치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폭스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퍼듀 파마는 해외계열사인 먼디파마(Mundipharma)를 통해 오피오이드 해독제인 낼럭손 성분의 신약 ‘닉소이드’의 해외 판매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먼디파마는 최근 뉴질랜드, 유럽, 호주 등에서 당국의 승인을 받아 닉소이드 판매에 나섰다. 미국에는아직 시판되지 않았다. 닉소이드의 가격은 한 회 사용분에 50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디파마는 마약중독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는 해독제를 판매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퍼듀파마는 지난 10월 이탈리아 국제의학회의에서 '준비하라, 낼럭손을 구입해 생명을 구하라'라는 문구를 내걸어 자회사 신약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사가 '병주고 약주는' 식의 이중적인 태도로 돈을 벌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퍼듀 파마는 오피오이드의 일종인 '옥시콘틴' 판매로 미 전역에서 2000건이 넘는 소송에 직면했고 소송 가액은 12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무더기 송사로 거액의 배상 책임에 직면한 퍼듀 파마는 지난 9월 뉴욕주 연방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퍼듀파마 소유주인 새클러 가문은 사태 수습을 위해 소유권을 포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퍼듀에 대한 소송에서 원고 측 법정증언으로 나선 앤드류 콜로드니 박사는 "이들은 처음에는 마약 중독과 과용 및 남용을 유발하는 중독성이 강한 약품을 팔아서 돈을 벌고, 지금은 마약 과용과 중독을 치료하는 신약으로 돈을 번다"며 "대단히 영리한 작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해독제 낼럭손의 유용성을 강조해온 뉴질랜드 의약재단의 로스 벨 사무총장도 "이 거대 제약사가 처음에는 마약성 진통제의 판매를 추진해 놓고 지금은 값비싼 해독제 신약의 판촉에 나서는 방식은 냉소를 불러일으킨다"며 "수많은 가정이이 약품들 때문에 파멸을 겪고 있는데, 제약회사는 많은 돈을 벌며 번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편계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는 말기 암 환자나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사용하던 진통제였다.

1990년대 후반 퍼듀 파마가 미 정부에 강력한 로비를 펼쳐 식품의약국의 자사 제품 시판을 승인받으면서 현재의 오피오이드 위기가 촉발됐다.

미국 내에서는 옥시콘틴을 비롯한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1990년~2017년 오피오이드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4만7600명에 이른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