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월가의 상다수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아직 많은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향후 협상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시각은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와 코스닥 코스피 원달러환율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1.27% 상승한 3022.42로 마쳤다. 선전성분지수는 1.45% 오른 1만306.03에 마감했다. 홍콩증시에서 항셍지수와 H지수(HSCEI)도 올랐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1.32% 오른 1만2097.01에 마쳤다.
특히 중국증시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와 중국의 경제 지표 호전이 겹치면서 큰폭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0월 14일 이후 한달여 만에 3,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상하이지수는 미중 무역 합의가 체결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온 지난 13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13일과 16일 각각 1.78%, 0.56% 올랐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타결한 1단계 무역합의에서 미국 측이 성과로 내세우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목표치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같은 날 중국이 향후 2년에 걸쳐 미국산 농산물 320억 달러(약 37조원)어치를 더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전인 2017년 240억 달러(약 28조원)어치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해왔다. 앞으로는 연간 400억 달러(약 46조6천억원) 규모로 구매를 늘리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와 별도로 중국이 연간 50억달러 규모의 농산물 추가 구매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가 "곧(pretty soon)" 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소재 싱크탱크 아시안무역센터(ATC)의 데버러 엘름스 국장은 그러나 "미친 듯이 구매 규모를 늘린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면서 "그런 구매액에 부응할 중국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미국 제품과 서비스 구매를 늘리겠다면서도 시장 상황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칙 준수를 전제한 것을 지적하며 "이것은 '약속은 하지만 시장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목표액을 못 맞출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사재기를 하지 않는 한 중국이 수입 목표액을 채우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중국이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면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17일 아침에 끝난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는 다우지수가 100.51포인트(0.36%) 상승한 28,235.89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65포인트(0.71%) 오른 3,191.45에 끝났다. 나스닥은 79.35포인트(0.91%) 상승한 8,814.23에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장중 및 마감 가격 모두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1월 금리 동결가능성을 100%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의 변동성지수(VIX)는 3.64% 하락한 12.17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과 관련한 시장의 불안감이 줄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약 한 달 만에 달러당 1160원대로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6.1원 내린 달러당 1166.2원에 마쳤다. 현대중공업지주[267250]가 이날 오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주식 매각대금 1조3749억원을 받았다고 공시한 것이 수급상 원달러 환율 하락의 재료가 됐다. 수입업체의 달러화 결제 수요가 대기하고 있어 달러당 1160원대 중반에서 추가 하락이 제한됐다.
코스피지수는 27.53포인트(1.27%) 오른 2,195.68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3일의 2196.32 이후 7개월여만에 최고치다. 코스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천57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반도체 업종을 위주로 대량 순매수한 데 힘입어 상승 폭이 확대됐다. 아시아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중 무역협상 이후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 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005930](3.66%), SK하이닉스[000660](4.74%), 네이버[035420](0.56%), 현대차[005380](2.52%), 현대모비스(1.15%), 셀트리온[068270](5.29%), 포스코[005490](2.06%) 등이 오르고 LG화학[051910](-1.13%)과 신한지주[055550](-0.11%)는 내렸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보합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3.32%), 의료정밀(2.51%), 제조업(2.03%) 등이 강세였고 섬유·의복(-0.86%), 건설업(-0.71%), 종이·목재(-0.64%) 등은 약세였다.
코스닥지수는 6.14포인트(0.95%) 오른 650.58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8억원과 952억원을 순매수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6.04%), 에이치엘비[028300](1.22%), CJ ENM[035760](0.32%), 펄어비스[263750](0.43%), SK머티리얼즈[036490](4.61%), 휴젤[145020](2.47%), 헬릭스미스[084990](3.45%) 등이 오르고 스튜디오드래곤[253450](-0.77%), 케이엠버블유[032500](-2.07%), 파라다이스[034230](-1.03%) 등은 내렸다.
국고채 금리는 17일 1∼10년물은 하락 하고 장기물은 상승하는 혼조세를 보였다. 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6bp(1bp=0.01%포인트) 내린 연 1.363%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은 연 1.605%로 0.7bp 하락했다.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연 1.450%와 연 1.340%로 1.0bp와 0.1bp 내렸다. 이에반해 20년물은 0.9bp 오른 연 1.579%에 거래를 마쳤고, 30년물과 50년물도 1.0bp씩 올라 모두 연 1.545%에 마감했다.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