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G 문 연 대한민국...5G 서비스·콘텐츠 봇물
올해 ICT업계 통틀어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였다. 4월 3일 저녁 11시, 세계 최초 5G 이통 서비스가 대한민국에서 개통됐다. 국내 5G 이통가입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통3사의 5G 가입자 수는 11월에 이미 400만 명을 돌파했고 연말까지 5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통3사는 5G 가상·증강현실(AR·VR) 콘텐츠와 관련 기술·서비스를 대거 출시했고, 삼성·LG전자는 5G 스마트폰을 시장에 선보였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시대 열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폴더블폰’(접이식폰)이었다. 세계 최초 폴더블폰은 지난해 말 삼성도 화웨이도 아닌 중국 회사 로욜에서 출시한 ‘플렉스파이’였다. 그러나 출시한 지 얼마 안돼 내구성 논란이 잇따라 터지며 악평을 받았다. 이후 삼성과 화웨이는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지난 9월 결점을 보완한 ‘갤럭시폴드’를, 화웨이는 지난 11월 ‘메이트X’를 공개했다.
■‘타다’ 혁신 꺾이다
택시업계와 스마트 모빌리티(이동수단) 업계의 갈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택시업계가 타다 등 승합차를 이용한 렌터카 기반의 모바일플랫폼 서비스를 ‘불법 콜택시’라고 주장했고 검찰은 타다를 기소하기도 했다. 최근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4차산업혁명 혁신의 총아로 불리는 타다 혁신이 완전히 가로막힐 위기에 처했다.
■빅데이터·인공지능 시대 열릴까⋯데이터3법 아직 ‘안갯 속’
지난해 11월 ‘개·망·신법’으로 불리는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모두 국회에 발의됐다. ICT업계는 올해 이 법이 통과되면, 개인정보 데이터 활용에 유연성을 확보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내내 이어진 국회 파행으로 데이터3법은 겨우 각 소관 상임위원회만 통과된 상황이다. 이번 회기 내 본회의 통과가 안되면 3법은 자동 폐기된다.
■넷플릭스 충격파에 OTT 시장 격변⋯ SKT-지상파3사 웨이브 출범
넷플릭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저변을 넓혀가는 등 흥행 호조를 이어가면서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3사는 토종 OTT ‘웨이브’를 출시했다. CJ ENM, JTBC도 내년에 통합 OTT를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OTT 출현도 이어졌다. 디즈니는 '디즈니+'라는 자체 OTT를 출시했다. 애플 역시 지난달 1일부터 세계 100여 국에 '애플TV+'라는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새해에도 미디어 시장은 OTT를 중심으로 빠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IPTV 중심으로 헤쳐모여’ 유료방송 시장 개편
올해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이통 3사와 케이블TV 업체 간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텔레콤과 티브로드 간 기업결합이 차례로 예고됐다. 이후 지난 13일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최종 확정됐고 24일 LG헬로비전으로 새출발을 하게 됐다. IPTV·케이블TV 사업자 간 최초 결합으로, 이를 기점으로 새해에는 SK텔레콤과 티브로드는 물론 케이블TV 시장이 이통사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통신 공룡 KT, 차기 회장은 누가?
연매출 23조 원, 자회사 43개, 직원 수 6만여 명을 거느린 공룡 KT가 지난 4월부터 황창규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선출에 나서면서 화제다. KT 회장직은 예전부터 ‘회전문 인사’, ‘정부 코드 인사’ 등 논란의 중심이었다. KT는 올해 회장 선임 절차를 4단계로 변경하는 등 투명한 회장 선출을 위해 노력해 왔다. KT는 지난 12일 상·하반기에 내부에서 선출한 내부 후보자, 공모한 외부 후보자 등 총 37명의 후보군에서 9명의 1차 후보자를 선별했다. 현재는 3명 내외의 최종 후보군을 선별하고 있다. KT 안팎에서는 연내에 최후의 1인 후보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연내 1인이 선출돼 내년 초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후보로 정식 임명된다.
■게임업계 부진 속에서 희망 찾다
게임업계에 올해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특히 ‘3N’으로 불리는 게임업계 빅3에게는 그랬다. 지난 1월 넥슨 지주사인 NXC의 김정주 대표가 넥슨 매각을 발표했지만 6월에는 이를 철회하고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영입,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내실다지기에 집중하면서 신작 ‘V4’로 재기에 나섰다. 넷마블은 지난 10월 웅진코웨이 매각 인수자로 선정되며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어 지난달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M’ 출시와 동시에 4일만에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세돌과 인공지능 대국
지난 2016년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대결해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인간 바둑기사 이세돌 9단. 그는 알파고에게 연달아 3연패를 당한 뒤 4국에서 ‘신의 한수’로 불리는 78수로 알파고의 항복을 받아낸 처음이자 마지막 바둑기사가 됐다. AI를 이긴 유일한 인간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이 지난 18일 은퇴기념으로 NHN의 국산 AI 바둑프로그램 ‘한돌’과 또 대결을 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이세돌 9단은 한돌과의 3국 중 두 점을 미리 깔고 시작하는 접바둑 1국에서 신의 한수로 불린 78번 째 수로 승리했다. 총 3번기에서 1승2패를 거뒀다.
■글로벌 IT시대 대응 잇단 제휴...이해진-손정의, SKT-카카오 맞손
올해 ICT 업계에서는 적과의 동침을 서슴치 않는 행보가 여러 군데서 포착됐다. 지난달 18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구글, 아마존 등과 중국 의 바이두,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 공룡기업들에 맞서기 위해 손을 잡았다. 라인과 야후재팬이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AI 위주로 매년 1000억 엔(약 1조원) 규모를 투자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월에는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가 3000억 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단행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카카오의 플랫폼에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과 혜택 등이 결합되면 강력한 서비스 혁신이 가능하고 고객의 편익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수현, 홍정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