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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무라 종합연구소 마닐라지사 취업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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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무라 종합연구소 마닐라지사 취업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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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노무라 종합연구소 마닐라지사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1965년도 설립되어 현재 서울, 마닐라를 포함한 15개국에 지사를 가진 일본 경영컨설팅 및 경제 연구기관이다. 금융 IT 솔루션, 시스템 구축 및 관리 솔루션과 내가 속해있는 컨설팅으로 부서가 나누어져 있으며 약 1,000여 명의 컨설턴트가 일하고 있다. 나는 2019년 5월에 입사하여 약 7개월간 컨설팅 사업전략팀 (Business Strategy)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래 간략하게 나의 소개와 필리핀에서 취업하게 된 계기, 과정 그리고 향후 계획에 관해서 설명해 보고자 한다.

나는 2009년 부모님과 함께 필리핀으로 이주하여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이수하고 토플 및 SAT 준비를 통한 미국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정상 필리핀 대학교 진학으로 선회하여 토플과 SAT 점수로 경영학과 외국인 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검정고시 준비로 혼자 공부하는 것에 익숙해서였을까 학교에 적응이 어려웠다. 2학년을 마치고 휴학 신청 후 코트라 및 기관을 통해 1년간 필리핀,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에서 통역할 기회가 있었다. 기업박람회, 무역관세, 수출제품 판매 및 영업, 정부 및 기업과 협상/거래에서 통역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하고 싶지 않은지 나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분명한 것은 나는 반복적인 일을 싫어한다는 것과 현장에서 직접 뛰는 것보단 현상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통해 남을 설득시키는 것이 재미있었다. 나로 인해 타인이 더 좋은 선택을 한다면 개인을 넘어서 기업, 사회 그리고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고 생각했다. 이는 내가 컨설팅을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3학년 복학하여 철학을 들었는데 나는 굉장히 실용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불분명한 생각을 체계화 시키고 명확하게 정립하는 과정에 매력을 느꼈다. 더불어 독자의 깨우침을 논리적으로 끌어내는 과정을 배우면서 내가 평소에 흥미를 느끼던 생각을 노트에 정리하기 시작했고 남들과 공유하고자Facebook 페이지를 만들어 에세이를 작성했다. 복잡해 보이는 현상을 나의 관점으로 이해해서 구조를 정립시키면 간단하게 설명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관련 직종을 찾다가 컨설팅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맥킨지 및 컨설팅 기업의 벽은 학점관리를 하지 않은 내게 현실적으로 너무 높았다. 또 부모님이 한국으로 귀국하시게 되어 나도 다른 학생들처럼 한국으로 갈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인 필리핀 대학에서 졸업해 특별할 이력도 없이 한국에 돌아가면 나의 가치를 잃는 것 같았다. 졸업을 한 달 앞두고 학교 취업박람회에서 노무라 종합연구소를 접했다. 연구소라는 이름 때문에 연관이 없을 줄 알았는데 노무라 컨설턴트가 (현재 나의 사수) 직접 경영컨설팅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어서 지원할 수 있었다. 지원 절차는 다음과 같았다: 이력서 제출->시험-> 면접->임원 면접. 서류와 시험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면접이 당락을 좌우했다고 생각한다. 회사 지원동기와 내가 생각하는 컨설팅이란 무엇인지, 또 나의 자질과 성향을 어떻게 직무에 적용할 수 있을지, 마지막으로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바는 무엇인지 약 5분을 쉬지 않고 떠들었다. 나중에 지사장과 1:1 면담 시 알게 된 사실은 나의 독특한 경험과 배경을 가지고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실제 업무는 내 생각과는 다른 점도 많지만 나를 어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입사 후 첫 세 달은 하루하루 좌절감과 자책감에 빠져 살았다. 직원 26명의 지사에서는 내가 기대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없었고 입사 1주일, 시스템에 적응할 겨를도 없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나의 첫 업무는 필리핀 거시경제 및 은행업계 분석이었다. 책으로만 배웠던 지표와 통계를 수집, 분석 그리고 도표화하는 일에 호기롭게 뛰어들었지만 계속 퇴짜를 맞았다. 분명 제출할 당시에는 좋아 보였는데 피드백을 받을수록 나의 못남이 드러나 나의 역량 부족을 탓했다. 수십번의 피드백이 오간 후에 비로소 프로젝트에 포함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왔고 이후 Business Analyst로서의 기본적인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컨설팅의 가장 큰 장점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산업 현황에 관해 공부하고 기업 경영자의 시각으로 사업전략과 수익구조를 수립하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을 배운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필리핀 태양광 시장, 은행업, 중고차 시장, 중장비산업, 기업형 블록체인, 수처리산업,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나도 고객가치 창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내가 분석한 자료를 고객에게 설명하고 그들의 이해와 동의를 얻을 때 큰 성취감을 얻는다. 또 다른 부가적인 장점은 회사의 발전이 직원 개개인의 발전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컨설팅은 인적 자원이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직원들의 능력향상에 투자한다. 본인이 원하면 배울 수 있는 자료가 상당하고 모든 직원은 노무라 종합 연구소 일본 본사에서 연수도 받아야 한다.

물론 현지에서 받는 월급은 한국회사에 입사한 동기들에 비해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일을 하고 있고 돈 벌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라 생각한다. 남은 필리핀 생활 동안 회사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서 나의 강점을 만들고 개발하면 더 나은 기회가 찾아오리라 믿는다. 이 글을 읽는 독자, 특히 사회 초년생은 취업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립하고 명확히 표현할 수 있으면 신선한 관점을 지원회사에 전달할 수 있고, 취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