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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아시아국가들이 희토류 등 자원을 무기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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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아시아국가들이 희토류 등 자원을 무기화한 이유

자원민족주의, 무역분쟁과 환경위험 겨냥

"2019년을 돌이켜보면 상품 무기화가 전부였다"

중국 저장성  북동부에 있는 렌위강시 희토류 수출항 모습.사진=SCMP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저장성 북동부에 있는 렌위강시 희토류 수출항 모습.사진=SCMP

자원전문 컨설팅회사 츠쿠시 시겐 컨설팅사의 와타나베 요시카즈 사장이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이하 닛케이)에 한 말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자원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한 상품무기화는 희토류는 물론, 니켈 등 광물과 팜오일, 콩 등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서 이뤄졌다.

닛케이는 이들 상품들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반영한다면서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 세계 온난화와 국가간 관계 악화의 반향이며 2020년에 일어날 일의 전조라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에 따라, 중국이 미국에 대한 대항 조치로서 희토류 수출을 억제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에 따라, 중국이 미국에 대한 대항 조치로서 희토류 수출을 억제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닛케이에 따르면, 세계 희토류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은 올해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희토류 무기화를 추진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에서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영구 자석 등의 원료로 쓰이는 17개 원소를 말한다.

중국은 2015년 중국내 희토류 생산업체를 6개 국유기업으로 통폐합하기 시작해 올해 거의 이를 완료했다. 자원 전문 컨설팅회사 '츠쿠시 시겐 컨설팅'의 와타나베 요시카즈 사장은 이에 대해 "이는 중국 정부가 천연자원을 무기화하는 것이 더욱 쉬워졌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포된 의미를 알아채고 세계 2위의 희토류 공급국인 호주에 손을 벌렸고 두 나라는 희토류와 같은 중요한 광물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호주 업체 라이너스는 서호주 칼굴리에 희토류공장을 건립하고 있으며 미국 화학업체 블루라인도 텍사스주에 라이너스와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와타나베 사장은 "2020년에는 미국과 중국이 희토류를 협상카드로 활용할지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만약 그렇다면 희토류 공급에 대한 추측이 확산되고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구자석의 내열성을 증가시키는 희토류인 디스프로슘 가격은 이달 초 kg당 250달러로 연초에 비해 무려 40%나 오른 것을 보면 이런 관측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교역의 지렛대로 사용한다는 비난을 일축한다.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개방성과 협력, 이익 공유의 원칙에 따라 중국은 국내 희토류산업을 개발하고 있으며 희토류 자원과 제품으로 다른 나라의 정당한 수요를 충족시켜 국내외 경제성장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싱크탱크인 IFRI의 존 시맨(John Seaman)은 "중국의 희토류 접근법은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지배하는 것은 물론 중국 산업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차차 하류부문 즉 이들 중요 금속에 의존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장악하는 것이 목표"라고 꼬집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 협상에서 콩(대두)을 서로 협상카드로 활용했다.중국은 세계 1위 생산국인 미국 대신, 세계 2위 생산국인 브라질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자 미국은 분개했다. 1부셀의 콩 가격은 이달초
약 9달러로 2년 전에 비해 약 9% 하락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콩 가격은 대략 10달러 아래에 머물렀다.

또 인도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세계 팜오일 시장의 90%를 차지한 말레이시아와 팜오일 전쟁을 벌였다. 말레이시아가 인도 정부가 카시미르주에 대해 취한 조치를 비판하자 말레이시아산 팜오일 수입을 중단했다. 세계 최대 팜오일 수입국인 인도는 팜오일을 무기화한 것이다.

유럽연합(EU) 삼림황폐화를 이유로 오는 2030년까지 팜오일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니켈 수출 중단 조치를 발표해 시장이 요동쳤다. 니켈 가격은 5년 사이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일본천연자원연구소의 시바타 아키오 대표는 "자원민족주의 때문에 상품 가격이 불안해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상품가격 불안정의 다른 원인은 지구 온난화인데 호주와 태국의 가품으로 밀과 쌀의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전했다.시바타 대표는 "2020년에도 상품들이 환경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계속 목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돼지열병으로 올해 전세계 돼지의 55%가 살처분됐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돼지열병으로 올해 전세계 돼지의 55%가 살처분됐다. 사진=뉴시스

환경 위험은 식량안보 리스크 증가와 연결된다. 돼지열병으로 돼지를 살처분하고 가격이 올라간다면 중국은 특히 취약해질 수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네덜란드 은행인 라보뱅크의 천준판 선임 분석가는 "돼지열병으로 최소한 돼지 55%, 약 2억 마리 이상이 죽었다"고 추정하고 "2020년에도 돼지열병은 돼지산업에 주요한 위협이될 것"고 내다봤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