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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 로드' 개척에 공기업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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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 로드' 개척에 공기업이 앞선다

LH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사업 주력", 수자원공사 "메콩강 유역 수자원관리 협력"
부산항만공사 "베트남·인도 물류센터 투자 확대", 중부발전 "친환경 발전 인프라 지원"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국가 정상들이 2019년 11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국가 정상들이 2019년 11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가 주요 외교 전략인 '신남방 정책'에서 새해부터 눈에 보이는 성과를 올린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공기업들도 정부의 '신남방 로드' 개척에 앞장 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토대로 대통령 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는 12월 제4차 전체회의를 열고 2020년 신남방 정책 핵심과제와 중점사업을 선정했다.
특위는 신남방 정책의 3대 축인 '사람(People)' 분야에서 ▲대국민 인식 개선 ▲소프트 협력 강화 ▲연구인재 양성 ▲청소년 교류협력 ▲노무관리와 인권경영 개선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상생번영(Prosperity)' 분야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한 글로벌 가치사슬(GVC) 확대 ▲스타트업 진출 생태계 활성화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협력 ▲5G 수출 역량 제고 ▲인도지역 전략사업 발굴 등을 추진한다.

'평화(Peace)' 분야에서는 ▲메콩지역 협력강화 ▲한-신남방 해양안전협력 강화 ▲미-중 등 주요국의 역내지역구상과 조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같은 '신남방 로드'를 개척하는 사업에 주요 공기업들이 나선다.

공적개발원조(ODA) 등 무상원조 지원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새해 신남방국가 ODA 신규사업 지원 규모를 2018년 대비 20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 매년 신사업 발굴 규모를 확대하고 디지털 파트너십, 고등교육, 농촌개발, 도시개발, 포용적 교통 등 5대 중점분야를 선정,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현재 국내에 설치돼 있는 '신남방 비즈니스 데스크'의 해외조직으로 '신남방 비즈니스 협력센터'를 신설하기로 했다.

협력센터는 해외진출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 서비스를 연결하는 기업 지원 서비스 통합 플랫폼으로서 통합 정보제공 웹사이트도 구축할 방침이다.

KOTRA는 새해 상반기 중 개소를 추진하되 우리기업 수요가 높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에 우선 설치하고 향후 다른 나라로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미얀마 옛 수도인 양곤 인근에 LH가 주도한 최초의 산업단지인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을 개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새해에 특히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H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단행,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LH 글로벌사업본부는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프로젝트를 비롯해 베트남 흥이엔성 경제협력 산업단지와 하노이시 사회주택 건설사업,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등 해외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이학수 사장(왼쪽)이 2019년 11월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안 피치 하트다 메콩위원회(MRC) CEO(오른쪽)와 '한-메콩 수자원 관리 공동연구 협력 협약'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수자원공사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수자원공사 이학수 사장(왼쪽)이 2019년 11월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안 피치 하트다 메콩위원회(MRC) CEO(오른쪽)와 '한-메콩 수자원 관리 공동연구 협력 협약'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수자원공사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함께 열린 '한-메콩 정상회의' 때 베트남, 태국 등 메콩강 유역 5개국과 '한-메콩 수자원관리 공동연구 협력강화 협약'을 체결한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자원 분야에서 한-아세안 협력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21년까지 총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들여 미국 국무부, 미항공우주국(NASA)와 협력해 위성정보를 활용, 메콩강 유역 수자원 정보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신남방 국가와 부산항 연계 물류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새해에 베트남 하노이 인근 내륙지역에 컨테이너 장치장(CY)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또 베트남과 수산물 교역이 많은 점을 고려, 냉동냉장시설을 갖춘 콜드체인 물류시스템 건설에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인도 최대 민간 항만기업인 아다니 그룹과 협력해 인도 문드라항 지분참여와 물류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미얀마, 태국 등에서도 항만개발 참여, 식품물류공급망 확대 등을 추진한다.

이밖에 한국중부발전 등 발전공기업과 한국공항공사 등 인프라 분야 공기업들도 친환경 발전원료 조달, 발전소 건설, 신항로 개척 등 신남방 지역 진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신남방 정책의 대상국가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회원국 10개국과 인도 등 총 11개 국가를 중심으로 한다.

정부는 한-아세안 관계가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지 10주년이 되는 새해에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수준으로 격상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정부의 구상과 공기업들의 신남방 국가 진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 아세안 한국대표부 등 현지 외교단은 물론 주한 아세안 회원국 대사관 등 국내에 주재하는 아세안 국가 외교단과의 협력이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