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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삼성, 빈스마트의 역습에 시장점유율 30%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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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삼성, 빈스마트의 역습에 시장점유율 30%대 하락

저가·신생 브랜드 등 치열한 경쟁 속 50% 시장점유율 끝내 무너져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화웨이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화웨이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올초 50% 이상 차지하던 삼성의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무너졌다. 1년이 채 안된 기간에 30%대까지 하락했다. 삼성이 주춤하는 사이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VinGroup)의 휴대폰 생산 자회사인 빈스마트(VinSmart)가 빠르게 치고 올라와 삼성의 하락한 점유율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중국의 저가폰 브랜드들이 공세에 나서고 있으며, 애플은 변함없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공고히 형성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매체들은 삼성의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한 기사를 심도있게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베트남의 연말은 소위 말하는 '쇼핑시즌' 임에도 불구하고 10월에 비해 11월 판매량은 10%p 감소하는 등 상당히 어두운 상황이다.
글로벌시장리서치업체 GfK의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베트남의 모바일 시장은 10월과 비교하여 판매량이 3만3000대(14%p)나 감소했다.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상당히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Samsung), 오포(Oppo), 리얼미(Realme) 등 대형 브랜드들은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 철옹성 삼성의 하락세…2인자의 반란은 없었다


GfK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월부터 11월까지 기간동안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0.9%에서 34.7%로 꾸준히 감소했다. 2019년 3월 삼성은 60만111대를 판매했지만 2019년 11월 이 수치는 36만9000대로 34%나 줄었다. 현지 매체들이 삼성의 하락세가 도드라지는 특정 기간을 기준으로 삼긴 했지만 지난 1여년동안 삼성이 급급한 하락세를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19년 삼성은 갤럭시(Galaxy) S10 및 갤럭시노트10+ 등 모델을 출시했지만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주력 모델인 갤럭시 A시리즈와 M시리즈도 이전과 같은 50%의 시장점유율로 되돌릴 수는 없었다.

현지에서는 삼성의 시장점유율의 하락이 가장 큰 경쟁상대로 여겨지는 오포의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실제 오포의 연중 시장점유율은 19~25% 사이로 변동이 없었다. 저가폰을 위주로 판매하다 보니 마진도 6%에 불과했다.

이런 현상은 삼성을 떠난 고객들이 오포로 전환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삼성이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은 빈스마트(Vsmart), 비보(Vivo), 샤오미(Xiaomi) 및 리얼미(Realme) 같은 다른 브랜드들이 나눠 가졌다. 이는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 글로벌 브랜드 외에도 로컬과 저가 브랜드 등이 진입하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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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삼성' 빈그룹의 역습, 글로벌 '삼성' 정조준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의 스마트폰 제조 자회사인 빈스마트(VinSmart)다.

GfK에 따르면 빈스마트는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의 6%를 차지했다. 2018년 말부터 출범한 빈그룹의 모바일 브랜드가 출범 1년여만에 6%의 시장을 차지한 것은 경이로운 속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6%의 시장점유율이 실질적으로 고객군을 확보한 것이냐에는 의문이 있다. 이 같은 수치는 11월 이후 처음으로 나타났다. 기존 빈스마트는 2%대의 시장점유율에 불과했으며, 이를 뛰어넘기 위해 고군 분투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 놀라운 성장 모멘텀은 빈스마트가 'Vsmart Live' 모델을 내놓으면서 5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 컸다. 또 빈그룹이 연말부터 부동산 자회사인 빈홈즈(VinHomes)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무료로 스마트폰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올초까지 무료 스마트폰을 지급받는 빈홈즈의 부동산 고객들은 1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단 무료로 뿌리고 스마트폰 사용 고객층을 확보한 다음 빈그룹의 유통-백화점-리조트-골프-교육 등 자회사와 연계된 서비스를 통해 실절적인 고객층을 확보해 유지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빈그룹의 이러한 마케팅은 단기간에 큰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빈스마트 최고 경영자인 쩐 민 쭝(Tran Minh Trung) 대표는 "오는 2020년까지 베트남에서 휴대폰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빈스마트가 고객 유치를 위한 가격 할인 또는 무료지급 정책을 유지할 경우 고객들은 할인이벤트를 기다리는 습관이 생기면서 자체 브랜드 구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가 브랜드 급성장, 치열해진 경쟁

샤오미는 2018년 같은 기간에 비해 성장률을 두 배로 늘렸다. 실제 지난 2018년 4.4%에 불과하던 시장점유율이 2019년 11월 현재 8.6%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샤오미는 소매 업체와 온라인 전용 모델을 통한 판매를 떠나 가전체인과 전용샵 등 다양한 판매루트를 확보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중국 모바일 브랜드인 오포는 판매 가격이 1000만 동(약 50만 원) 이상인 레노(Reno)2와 같은 중・고가 제품에 중점을 두고 더 높은 수준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여포의 준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춘 서브 브랜드인 리얼미(Realme)는 10월 신제품을 출시로 한 때 6.3%까지 시장점유율이 올랐지만 현재 4.9% 하락했다. 리얼미의 주요 모델들의 가격은 500만 동(약 25만 원) 미만이다. 삼성의 시장점유율 하락에도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셈이다.

2019년 중반부터 비보(Vivo) 브랜드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비보의 현재 시장점유율은 10월에 비해 2.4%p 증가한 7.6%이다. 새로 출시된 비보 2S 모델 마케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빈그룹은 부동산 자회사인 빈홈즈의 아파트를 구매하면 빈스마트에서 생산한 스마트폰을 무료로 지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빈그룹은 부동산 자회사인 빈홈즈의 아파트를 구매하면 빈스마트에서 생산한 스마트폰을 무료로 지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프리미엄 '애플' 명성 그대로, 화웨이는 전멸직전

화웨이는 거의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은 화웨이에게는 악몽같은 해로 기억되고 있다. 현지의 스마트 폰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잃었다. 5월 이전까지만 해도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 4.6%를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금지 조치가 취해지면서 중국 이외의 고객들은 돌아서기 시작했다. 미국의 금지조치가 시작된 이후 제조된 모델에서는 Gmail, 구글 검색, 유튜브 등과 같은 서비스가 없어진 것이 결정적이다.

화웨이의 고가 모델인 P30 프로와 대표모델인 노바 5T 등과 같이 이전에 생산된 모든 제품에도 적용됐다. 이 모델들은 아직 구글 서비스를 갖추고 있지만 고객들은 향후 지원 정책이 없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이로 인해 11월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0.3%, 월 3192대 판매에 그쳤다.

현재 화웨이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프리버즈(FreeBuds) 헤드폰' 및 'GT스마트와치' 등과 같은 다른 웨어러블 제품을 판매로 전환했다. 그러나 가격과 불안한 모바일폰 생태계로 인해 이 비즈니스 유지 관리 전략은 실패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의 아성은 탄탄히 유지됐다. 한때 월 매출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5%대로 떨어졌지만, 11월부터 아이폰 판매가 증가하면서 예전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베트남의 애플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에 따르면, 출시 후 첫 달에 아이폰의 가격이 높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구매를 망설였다. 하지만 블랙프라이데이 등 11월부터 쇼핑 시즌 프로그램들이 이어지면서 아이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새로 출시된 아이폰11 모델 외에 기존의 많은 버전들이 할인되면서 구매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의 9.5%를 차지하는 애플의 모델들은 항상 1000만 동(약 50만 원) 이상의 가격이 책정되지만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격들은 다른 많은 이동 통신 사업자에게는 '꿈의 숫자'로 여겨지고 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