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발 지정학적 위험으로 투자심리에 민감한 국내증시, 환율, 금, 원유 가격이 요동치며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수급과 직접 관련있는 원유의 경우 중동 지정학 위험수위에 따라 급등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국내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 여파로 금융시장이 널뛰기했다.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8%(21.39포인트) 내린 2155.07에 마감했다. 다음날인 7일 코스피는 2175.54(+0.95%, 20.47포인트)로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도 비슷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0원 오른 달러당 1172.1원에 마쳤다. 다음날 1166.40원(-0.49%, 5.70원)으로 하락마감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들썩거렸다. 3일(현지시간) 2월 인도분 금은 장중 1590.90달러까지 치았다. 이는 지난 2013년 4월 2일(1604.30달러)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유가도 뛰었다.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27%(1.43달러) 오른 64.48달러에 거래됐다.
단 8일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중동지정학 위험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장중 외신에서 이란의 미군 주둔 이라크 공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모습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미군 주둔의 이라크 알 아사드 공군기지에 최소 10발의 로켓포를 발사했다.
그 영향으로 이날 10시 39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64%(35.69포인트) 내린 2140.70에,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0.97%(11.20원) 오른 1177.60원에 거래되며 정반대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경제와 직접관련있는 것은 유가다. 국내연구기관은 유가급등할 때 기업의 생산비용이 오르고 세계 경기가 둔화해 한국 성장률도 나빠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7년 12월에 발표한 '국제유가 상승의 한국 경제 파급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분기 평균 배럴당 53.9달러에서 70달러로 오르면 1년 뒤 한국 실질GDP(국내총생산)가 0.59%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80달러까지 치솟을 때 0.96% 줄어든다고 추정했다. 실질GDP는 기준 연도의 가격으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을 적용해 산출한 국내총생산을 뜻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사는 “국제유가 급등은 소비, 투자 등에 악영향을 미쳐 국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석유제품, 화학과 운송 등 산업에서 생산비의 상승압력이 높게 나타나 국내 주요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국내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는 중동상황이 어떻게 흐르냐에 따라 하락, 횡보, 급등할 수 있다. 먼저 최상의 시나리오는 양국이 경제를 위해 무력충돌없이 외교해법을 찾는 것이다. 미국 내 이란강경정책에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이란도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경기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금융제재 철회 등 외교협상으로 사태가 마무리되면 유가는 하락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란이 수니파 국가들 또는 이라크 내 글로벌에너지 기업의 원유시설 공격,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에 나설 경우다. 전 세계해상 원유수송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국제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예상수준을 뛰어넘는 중동상황이 연출되면 중동위험이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건에 비해 유가급등폭은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다”며 “글로벌 공급능력이 커진 상황으로 수급이 타이트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국제유가가 80달러, 90달러로 급등할 경우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은 만만치 않다”며 “신흥국 PMI(구매관리자지수)가 11월, 12월에도 오르는 등 경제지표들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봉쇄 등 극단의 군사충돌이 발생하면 경기회복기조가 후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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