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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종원 기업은행장 첫 출근, 이제는 능력 증명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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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종원 기업은행장 첫 출근, 이제는 능력 증명할 때

백상일 금융증권부 기자
백상일 금융증권부 기자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취임 27일만에 첫 출근을 한다. 윤 행장은 임명 이후 노조에 막혀 입구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기업은행 노조가 윤 행장을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출근 저지 투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윤 행장은 출근이 막히자 금융연수원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해 외부에서 업무를 볼 수밖에 없었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 취임을 반대하면서도 정부와 대화의 여지는 계속 남겼다. 노조의 투쟁 끝에 지난 27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기업은행 노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금융노조와 2017년 대선 당시 맺은 ‘낙하산 근절’ 정책협약을 파기한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업은행 노사와 이 원내대표, 은 위원장은 당정이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투명성을 개선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또 28일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낙하산 근절을 노력하기로 정책협약을 체결했었다”며 “기업은행장 임명 과정에서 소통과 협의가 부족해 합의가 안 지켜졌다는 지적에 대해 민주당을 대표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정과 노사가 잠정합의함에 따라 기업은행 노조는 28일 윤 행장 저지 투쟁을 끝내고 출근을 인정하기로 했다.

총파업까지도 고려했던 노조가 농성을 해제하면서 기업은행은 위기를 모면했다. 노사가 합의를 했으니 이제 과거의 반목은 잠시 접어두고 기업은행 발전을 위해 노사는 손을 잡아야 한다.

윤 행장도 자신이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밝혀야 할 때가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년회견에서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기업은행장 낙하산 논란에 대해 밝힌 입장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길은 능력으로 기업은행을 경영하는 길뿐이다.
임기가 끝나는 날 웃으며 문을 나서는 윤 행장을 향해 직원들의 박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