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회사인 엘 브랜즈가 웩스너의 사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CNBC는 지난해 11월 엘 브랜즈가 부채 상환을 위해 빅토리아 시크릿의 분사 또는 사모투자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엘 브랜즈의 지난 회계연도 매출은 132억3700만 달러(약 15조6400억 원)에 달했지만 지난 한해 시가 총액은 전년보다 28% 줄어 S&P500 기업 가운데 가장 경영 실적이 나빴던 3대 기업으로 분류됐다.
신용등급 기관인 무디스는 엘 브랜즈를 종전 Ba1에서 Ba2로 한 등급 내리고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주력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부진이 결정적인 이유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미국 란제리 시장 점유율은 2016년 33%를 정점으로 2018년에는 24%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엘 브랜즈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이 2% 하락한 가운데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출은 -7%를 기록했다. 엘 브랜즈의 또 다른 주력 브랜드로 외형이 빅토리아 시크릿보다 작은 ‘배스앤바다웍스’는 9% 증가하면서 엘 브렌즈의 위안거리가 됐다.
이와 함께 웩스너의 절친으로 오랜 기간 재산 관리를 맡아왔던 제프리 앱스타인이 성매매 협의로 구속, 자살하는 사건이 미투 운동의 확산과 겹쳐 그룹 이미지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바링턴 캐피털 등 엘 브랜즈 투자자들은 웩스너 회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그룹에서 빅토리아 시크릿을 분리토록 요구하고 나섰다.
시티그룹은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엘 브랜즈의 순부채가 37억 달러(약 4조3700억 원)에 육박한다며 빅토리아 시크릿을 매각하고 배스앤바디웍스경영에 집중하는 게 현명하다고 진단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