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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씽크어바웃디자인(1)] 편리에 가치까지 더한 편리미엄 디자인 세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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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씽크어바웃디자인(1)] 편리에 가치까지 더한 편리미엄 디자인 세계(상)

어느덧 한해가 바뀌고 유행 산업 예측과 관련 트렌드가 미디어 등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우리가 이미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몰랐던 다양한 서비스들도 진화하고 있는데 눈여겨볼 몇 가지 트렌드 중에서 단연 시선을 끄는 것은 편리미엄이다.

출처(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미지 확대보기
출처(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

말 그대로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조합한 단어인데 언론의 경우 작년 가을부터 심심치 않게 이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일도 많지만 해야 할 일도 많은 현대인은 언제나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데 편리미엄은 시간을 줄여주고 경우에 따라 대신 해주며 나아가 경험의 가치 또한 부여하여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를 위한 가사 노동 서비스, 심부름, 줄서기 등이 대표적이며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플리케이션과 SNS를 통해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고급스러운 요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밀 키트와 출퇴근 시간 등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독서 가능한 오디오 북 시장은 그 규모가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오디오북 업체 Audible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대표적인 오디오북 업체 Audible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2007년 아마존의 전자책 서비스 ‘킨들’을 출시했을 당시에도 오디오북 시장은 존재했고 10세대까지 진화한 2018년 현재 오디오북 매출은 미국 시장에서만 3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스피커의 보급으로 그야말로 날개를 달고 급성장 중이다. 오디오북은 말 그대로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로서 듣기만 하면 되는 편리한 책이고 일명 '소리책'이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오디오북 서비스인 아마존의 오더블(Audible)을 필두로 구글 오디오북(Google Audiobooks)과 일본의 코보 오디오북(Kobo Audiobooks), 유럽의 리브리복스(Libri Vox) 등이 유명하며 국내의 경우 네이버와 교보 역시 서비스 중에 있다. 오더블의 경우 15달러 정도에 책 한권을 들을 수 있고 대여할 경우 더 저렴하다.

오디오 북은 독서의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잠재력이 있고 e북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확장성이 높아 보인다. ‘사용자는 가장 편한 것을 찾는다’는 가치 명제에 가깝고 다양한 멀티태스킹에 최적화 된 사용자 중심 디자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밀키트 업체 Blue Apron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대표적인 밀키트 업체 Blue Apron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실리콘벨리 스타트업들의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푸드 테크이다. 식재료 자체의 유전자 연구를 통한 새로운 식품 연구와 육류를 대체할 콩고기 등도 여기에 해당하는데 그 이면에는 Z세대의 식습관과도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는 그전 세대가 음식의 맛과 경험에 집중했다면 보다 본질적인 음식의 성분과 효과에 집중한다.

음식을 즐기지만 요리는 좋아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골라 사 먹는 Z세대의 취향이 가장 잘 반영된 밀 키트는 푸드테크와 거리는 있지만 Z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인 지속가능성의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2019년 CJ제일제당까지 뛰어들며 화제가 된 밀 키트(Meal Kit) 시장 규모는 4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1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 선호 트렌드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며 국내의 경우 GS리테일, 동원홈푸드 등이 다양한 밀 키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밀 키트는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일반 가정식과 달리,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그리고 레시피 매뉴얼이 포장된 제품이다. 동봉된 레시피를 보고 30분 정도만 따라하면 상당히 괜찮은 수준의 요리가 완성된다. 재료가 신선하기 때문에 인스턴트 느낌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헝그리루트의 밀 키트 패키지 디자인(Hungryroot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헝그리루트의 밀 키트 패키지 디자인(Hungryroot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밀 키트 패키지 디자인은 대부분 종이 박스에 진공 포장된 식재료와 부재료들이 들어간 단순한 형태인데 반해 헝그리루트는 개별 식재료에 따라 별개의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했는데 특히 식재료 색상에 맞춘 패키지 칼라가 특징이다.

리틀 스푼의 밀 키트 패키지 디자인(Little spoon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리틀 스푼의 밀 키트 패키지 디자인(Little spoon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리틀 스푼 밀 키트 식재료를 같은 사이즈의 용기에 정량화한 패키지가 특징인데 이에 따라 전체 패키지도 타사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모던한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테라스 키친의 밀 키트 베슬 디자인(Terra's Kitchen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테라스 키친의 밀 키트 베슬 디자인(Terra's Kitchen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테라스 키친의 밀 키트 베슬은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아이스 박스 형태인데 제조사는 베슬이라는 이름으로 배송하고 있다. 밀 키트 패키지 중 가장 견고하고 식재료의 신선도 유지에 큰 장점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사용자의 만족도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업체이다.
데일리 하베스트의 스무디 박스 및 컵 디자인(Daily Harvest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데일리 하베스트의 스무디 박스 및 컵 디자인(Daily Harvest사의 홈페이지 갈무리)

데일리 하베스트는 주로 신선과일 스무디를 중심으로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여성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냉동식품 전문 스타트업이다. 특히 슈퍼 푸드를 중심으로 구성한 메뉴 구성이 특징이며 브랜드의 정체성과 일관성이 분명한 컵 디자인이 특징이다.

김정한 계원예술대 겸임교수
김정한 계원예술대 겸임교수

사실 밀 키트 제품은 과거에도 유사하게 존재했다. 군용 시리얼이 그렇고 백화점에서 팔던 매운탕 세트도 있었다. 이러한 유사 제품들은 사용자나 구매 장소가 한정되어 있고 대량 생산에 맞는 제품도 아니었다. 최근의 배달이나 배송 서비스 시장의 확대와 사용자의 신선 식품에 대한 니즈가 만들어낸 새벽 배송 서비스와도 결이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다.

제품의 경우에도 시간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편리미엄 가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한 계원예술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