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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에 세계 스마트폰 회복 기대감 꺾이나…삼성 화웨이 애플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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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에 세계 스마트폰 회복 기대감 꺾이나…삼성 화웨이 애플 상황은?

작년보다 2% 감소 예상...5G폰 본격 확산 기대 찬물
폭스콘 생산 차질...아이폰SE2·화웨이폰 8000만대
"중국폰 출하 15% 감소"…삼성은 인도·베트남 생산

중국내 폭스콘 공장 소재. 자료=폭스콘. 2016이미지 확대보기
중국내 폭스콘 공장 소재. 자료=폭스콘. 2016
“우리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 성장률보다도 2% 더 감소할 것으로 본다.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예상한 것보다도 5%나 감소할 것이다. 최대 충격은 중국에 몰아닥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연관된 경제국가들, 즉 일본이나 미국도 충격파를 느끼게 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린다 쉬 조사담당 이사는 최신 보고서에서 우한폐렴의 영향이 전세계 스마트폰업계에 미치는 후폭풍을 이렇게 진단했다.
올해 5G시대 본격 진입으로 지난해 연간 1% 성장 감소세에서 벗어나려던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의 기대가 또다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SA·IDC 같은 시장조사업체들은 지난해 1% 감소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는 5G이통시대 본격화로 최소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우한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지난 2002년 사스(후천성 중중 호흡기증후군)때처럼 최소 6개월간 지속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시장에 직격탄이 되면서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하락, 그리고 이에따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상황까지 예상된다.

중국정부는 대다수 지역 춘제 휴일을 9일, 일부지역에선 더 늘려가면서까지 우한폐렴 확산을 최대한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

이러한 대책은 동시에 글로벌 스마트폰 부품 공급·생산기지인 중국내 생산과 유통에도 큰 파장을 미치게 된다. 중국은 전 세계에 출하되는 스마트폰의 70%를 생산한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내 노동 인력들의 격리조치, 또는 이동제한이 공장 생산을 지연시키고, 이는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다. 폭스콘측이 지난달 28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독특한 생산방식을 언급하지 않겠지만 우리 방식으로 모든 글로벌 생산 계약량을 맞출 수 있다고 확인한다”고 밝혔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국의 화웨이·오포·비포·샤오미 같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우한폐렴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쉬 이사는 “이들 업체들이 우한폐렴으로 영향으로 최소한 상반기 중 중국시장 내에서 심각한 판매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봤다.

비상이 걸린 업체로 애플도 빠지지 않는다. 폭스콘 공장에서 아이폰을 전량 조립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3월중 중가 야심작인 아이폰SE2(가칭)를 내놓고 전 세계 가성비 스마트폰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달 초부터 조립생산에 들어가야 했지만 초기 물량 3000만대 생산이 언제 시작될지 모른다.

지난 2일 궈밍치 TF증권 애플 전문분석가는 “올해 1분기 애플의 출하량이 10% 감소하며, 중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15% 감소할 것”이란 분석까지 내놓았다. 사태가 2002년 사스 때처럼 6개월이상 간다면 9월 아이폰12 발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 2위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 상황도 다르지 않다.

기즈모차이나는 지난해 12월 초 화웨이가 폭스콘과 2020년 5G폰 시장 제패를 위해 5000만대의 5G스마트폰 조립생산계약을 했다고 보도했다. 더구나 화웨이는 다음달 프랑스 파리에서 주력폰 P40시리즈 발표회까지 앞두고 있다. 신제품을 발표하더라도 생산차질 우려가 예상된다. 샤오미도 2월11일, 최소 3월안에 주력폰 신제품 미 10을 발표하고 출시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도 올해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3000만대를 중국서 제조자개발생산(ODM)방식으로 생산키로 한 만큼 우한폐렴 사태가 지속되면 부분적 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 주력폰 공급차질은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 발표 직후 사전예약판매에 들어가 3월6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갤럭시S20시리즈, 그리고 갤럭시Z플립은 안정적 공급이 예상된다. 주요 스마트폰 기지가 인도와 베트남에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공급 지연 등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세계 스마트폰 업계는 본격 5G이통시대를 맞아 시장 회복을 기대했지만 우한폐렴이라는 복병을 맞았다. 자료=IDC,스타티스타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스마트폰 업계는 본격 5G이통시대를 맞아 시장 회복을 기대했지만 우한폐렴이라는 복병을 맞았다. 자료=IDC,스타티스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2017년 제자리걸음을 하기 전까지 10년간 전례없는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후 업계의 혁신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됐고 스마트폰은 세계적 규모로 대량 도입되기 에 이르렀다. 지난 2018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4% 감소한 데 이어 2019년에도 전년보다 1% 감소했다. IDC의 지난해 12월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3억7000만대로 2016년 정점에 비해 7%가량 줄어들었다. IDC의 수석 연구 분석가인 생기티카 스리바스타바는 “소비자들은 더 긴 시간 동안 기기를 계속 보유해 스마트폰업체와 유통점 모두 판매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IDC는 지난해 12월 10일 보고서에서 올해에는 완만한 성장세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5G이통의 도래가 스마트폰 산업에 매우 필요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IDC는 올해5G 스마트폰이 전 세계 출하량의 8.9%, 2023년에는 전체 출하량의 거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IDC는 “5G가 스마트폰의 구세주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모바일 기술의 중대한 발전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