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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센스톤’ 유창훈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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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센스톤’ 유창훈 대표 인터뷰

- 영국의 다양한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선정 -

- 스스로 사업 기회를 찾으며 글로벌 비즈니스로 도약 -

-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NDA 체결 등 가시적 성과 거둬 -








□ 인터뷰 개요 및 배경


ㅇ KOTRA 런던 무역관은 영국 런던에서 swiDch라는 이름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인증 보안 분야 스타트업, 센스톤의 유창훈 대표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해 영국시장 진출을 꿈꾸는 핀테크 스타트업에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함.


자료: 센스톤 제공

ㅇ 유창훈 대표는 영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GEP(Global Entrepreneur Programme)에 한국 최초로 선정되면서 영국 시장에 진출해 2018년 12월 영국에 법인을 설립함.
- 이어서 Natwest/RBS, LORCA(London Office for Rapid Cybersecurity Advancement) 등 영국 내 다양한 엑셀러레이터에 차례로 선정돼 다양한 영국 및 글로벌 금융 기업과 네트워킹 기회를 갖고 사업 성장에 집중하고 있음.
- 최근 액센츄어(Accenture)의 런던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Fintech Innovation Lab의 20개사 중 유일한 아시아 기업으로 선정됨.
- Fintech Innovation Lab은 참가사들이 액센츄어의 고객사들과 협력해 핀테크 기업의 핵심 기술과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고 사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으며, 참가사들(alumni)은 전 세계적으로 VC 자금을 20억 달러 이상 조성한 것으로 알려짐.


□ 인터뷰 내용


Q1) ‘센스톤’이 어떤 기업인지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인증 보안 분야에 전문화된 기술 중심 스타트업으로 현재 특허 등록 및 출원 130개의 이상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영국법인 swiDch는 2018년도 12월 설립 이후로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NDA 체결 등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처음에는 3명이었던 런던 베이스 직원을 현재 6명으로 늘릴 정도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Q2) 액센츄어의 Fintech Innovation Lab 프로그램에 선정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2) 저희의 차별화 된 기술이 다른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눈에 띈 것 같습니다. 저희 기술은 핀테크, 페이먼트, 어세스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랜덤넘버를 생성해 전송하면 바로 신원확인이 가능한데 보안이 뛰어나고 통신비용이 절감되는 부분이 고객사로부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습니다.
실제로 선정 과정에서부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Fintech Innovation Lab은 선발할 때 액센츄어의 고객사들이 배석하고 그 분들이 스타트업 기업을 선정합니다. 고객사의 수요가 있다면 그 의견이 반영돼 최종 결정이 이뤄지는 것이죠. 센스톤의 경우 발표를 할 때부터 바로 관심을 보인 고객사가 있어 발표 직후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자료: 센스톤 제공

Q2-1) 현재까지 영국에서 다양한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되셨는데 이 프로그램들과 액센츄어의 Fintech Innovation Lab을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이 있을까요?
A2-1) 액센츄어 프로그램은 확실히 비즈니스에 포커스 돼 있습니다. 액센츄어의 파트너사들을 초청해서 저희가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오픈 이벤트에 파트너사 300명을 초청해 이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런 자리를 통해 저희가 생각하지도 못한 파트너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의 미팅도 이런 이벤트를 통해 진행할 수 있었고요.


자료: 센스톤 제공

Q3) 센스톤이 해외로 진출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법인 설립을 영국으로 하신 이유는요?

A3) 한국에서 보안 핀테크는 너무 경쟁이 심하고 스타트업이 실제 시장에서 기존 플레이들과 나란히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영국은 저희가 처음부터 진출을 계획했던 국가는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본, 동남아, 미국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맺어진 인연이 대부분 유럽, 특히 영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영국에서 온 파트너들과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니 미국보다 영국시장이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우리가 글로벌 사업을 한다면 영국 시장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GEP에 참가할 기회가 생겼던 거죠.
미국은 확실히 규모가 크지만 미국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미국 시장에 맞지 않으면 사업 진행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영국에 와보니 모두들 영국뿐 아니라 유럽, 중동, 아시아 등 항상 다른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합니다. 더 넓은 시장의 문을 두드려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Q4) 영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4) 다양한 시장을 거쳐 오면서 보안 기술의 경우에는 선진국에 수요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확실히 수요가 있으니 투자를 통해 사업을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데 이미 금융 선진국으로 유명한 영국은 수요 면에서나 투자, 비즈니스 기회 등에서 핀테크 산업이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이나 영국이나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은 똑같습니다. 그런데 투자의 규모에서 보면 한국과 영국은 상당한 차이가 있죠. 한국에서는 초기시장 진출과 실제 시장에서의 증명을 주로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서 한다면 여기서는 스타트업 스스로 시장에서의 증명을 먼저 시도합니다. 그러려면 더 많은 투자금을 필요로 하는데 이런 규모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영국은 글로벌 VC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들이 영국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하면서 한국에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 되겠죠. SI 경우에 다음 단계의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비즈니스 기회를 직접 만들어 줄 수도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그러니까 영국에 와서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려 한다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이 곳에 뿌리내릴 각오가 필요합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섣불리 진출했다가 한국 비즈니스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해서 마냥 핑크빛 미래가 펼쳐지지 않습니다. 한국보다 기회가 많지만 한국에서 경쟁력이 없으면 이 곳 에서도 경쟁력이 없겠죠. 충분히 준비된 기업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특징은 현재 Fintech Innovation Lab의 참가사들을 보면 출신국가들이 다양합니다. 여기서부터 글로벌 경쟁인 것이죠.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하다보면 스스로 자연스럽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글로벌 은행 대상으로 사업 구상을 하다 보니 포괄적인 표준에 맞추게 되고 이렇게 개발한 기술을 다양한 은행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영국 핀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본사를 본국에 그대로 둬도 영국 지사에서 특허, 지적재산권을 100% 쓸 수 있기만 하면 영국 기업으로 인정을 합니다. 그래서 영국 정부에서 제공하는 스타트업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작년 저희의 연구 개발에 투자한 금액 중 일부를 환급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점은 한국 창업생태계는 보통 파트너와 사업 단계에서 기술검토 후 사업 관련한 검토를 합니다. 즉 오랜기간 기술 검토를 받고서도 사업화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직접적인 시간, 비용은 물론 더 큰 기회 비용까지 모두 잃게 되는 거죠. 반면에 영국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에 먼저 관심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기술 내용을 들여다봅니다. 즉, 제대로 된 비즈니스 콘셉트가 없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데 사업성 검토가 끝난 후 기술검토까지 잘 마무리되면 사업이 이뤄집니다. 절차가 합리적입니다. 센스톤 역시 지난 1년간 글로벌한 비즈니스 모델을 많이 개발했습니다.

Q4-1) 말씀을 들어보니 기회가 많은 만큼 시장에 나오기까지 끝없는 경쟁을 거쳐야 하는 것 같습니다. 경쟁이 심한 시장인데도 계속해서 혁신적인 핀테크 기업이 탄생하는 것은 영국 생태계 환경에서 어떤 특별한 점이 있기 때문일까요?
A4-1) 영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스타트업을 육성해서 시장에 나왔을 때 실제로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습니다. 규제의 경우 한국은 규칙을 벗어나면 비즈니스 모델이 실행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러나 영국은 이게 가능합니다. 규제 샌드박스에서 검증을 받으면 바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구조인데 이게 엄청난 차이점입니다. 쉽게 말하면 기업은 하지 말란 것만 안하면 되고 FCA(Financial Conduct Authority)는 어떤 규제에 대해 이 틀에서 벗어나는지 아닌지만 확인합니다.

Q5) 영국에서 창업 시 어떤 애로사항이 있으셨나요?
A5) 영국의 물가가 높다보니 비용 지출이 컸던 점이 어려웠습니다. 움직일 때마다 돈이 드니까요. 저희는 이 비용이 너무 크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있는 분들은 저희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었다고 하더군요. 사무실을 빌리는 비용부터 인건비, 비즈니스 콘셉트를 잡아가는데 필요한 용역 등에 필요한 비용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더 어려웠을 것입니다.
저희 사업 단계에서는 미디어 홍보가 필요한데 PR 에이전시의 경우에는 기사를 하나 내는데도 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저희의 경우 LORCA에서 초기에 지원한 에이전시를 유료로 전환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LORCA 프로그램이 보안 기술 분야에 네트워크가 집중돼 있어 에이전시 소개나 아카데믹 네트워킹 등 지원이 가능했는데요. 이것도 그냥 얻은 게 아니었습니다. 프로그램마다 쫓아다니고 정규 일정이 끝난 뒤에도 다양한 사람들과 네트워킹에 부단히 힘썼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소개를 받고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Q6) 한국의 핀테크 기업이나 스타트업에 필요한 조언은 무엇일까요?

A6) 첫째로 영국의 엑셀레이터 프로그램 참여를 고려하는 기업이라면 이 곳은 확실히 혜택이 있지만 방목형 이라는 점에 대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 한국의 엑셀레이터가 부모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 영국은 스스로 노력하는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환경입니다. 한국의 엑셀레이터처럼 일일이 챙겨주는 구조가 아닙니다. 방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네트워킹에 집중을 많이 했습니다. 그냥 가만히 비즈니스 기회를 기다리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직접 서밋, 이벤트 등을 찾아내고 무료 프로그램을 쫓아다니면서 허들을 넘으려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했습니다. 저희는 이런 과정을 통해 벨파스트 퀸즈 대학교의 CSIT(Centre for Secure Information Technologies)에서 프레젠테이션도 하면서 학계로부터 학술적 뒷받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또 영국 파트너들은 한국에서의 사업 실적을 궁금해 합니다. 한국이나 그 외 아시아 국가에서 사업화 경험이 없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글로벌 레퍼런스가 있어야 비즈니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저희도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기술백서를 요구합니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기본적인 백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센스톤도 초기에 이 기술백서가 없어 좋은 비즈니스 기회를 놓친 경험이 있습니다. 기술 검토단계에서 백서가 없다면 상품 자체가 없는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므로 해외 진출의 가장 첫 단계는 백서를 마련하는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기술뿐만 아니라 회사 소개 자료도 현지 스타일로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센스톤도 처음에 영국에 와서 기존의 회사 및 기술 소개자료, 동영상 등을 다 버리고 다시 만들었습니다. 영국 시장, 문화에 맞는 자료가 준비돼 있다면 시간을 더 절약할 수 있습니다.


자료: 센스톤 제공

Q7) 2020년 센스톤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A7) 작년까지는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 올해는 실제 비즈니스를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만들어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 말 시리즈 B 펀딩 시 3000억 원 기업가치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회를 만들어가고 실제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여기 영국에서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 시사점


ㅇ 영국 진출을 꿈꾸는 스타트업은 자사에 어울리는 영국의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함.
- 영국에서의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세밀하게 신경을 써주기보다 스타트업이 스스로 비즈니스 기회를 찾도록 도와주는 경향이 큼.
-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혜택을 확인하고 자사가 기회를 활용할 준비가 돼 있는지 스스로 타진해 볼 필요가 있음.

ㅇ 스타트업 기업이 영국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상품 또는 기술 경쟁력 및 사업 운영 자금을 먼저 확보해야 함.
- 영국의 파트너들은 시장에 바로 나올 수 있는 사업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영국 시장에서 수요가 있어야 법인 설립 후, 투자를 통해 유지비용을 감당할 수 있음.
- 또한 사전에 비즈니스 모델 및 상품 콘셉트, 기술 백서 등을 개발한다면 사업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고 현지에서 들이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음.


자료: 센스톤 및 KOTRA 런던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