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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시장에도 '우한 폐렴'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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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시장에도 '우한 폐렴' 불똥

2월 아파트 청약물량 3년만에 최다 불구 집단감염 우려로 모델하우스 개관 연기
일부 건설사 사이버 모델하우스 선보여...감염 장기화 대비 건설사 대책마련 부심

지난달 3일 개관한 '당진 아이파크'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HDC현대산업개발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3일 개관한 '당진 아이파크'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불똥이 국내 아파트 분양시장으로 튀고 있다.

사람들이 감염을 두려워해 바깥 활동이나 실내 인구밀집장소 이용을 기피하면서 건설사들이 이달 분양아파트 모델하우스(견본주택) 개관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특히, 1월 분양시장의 사실상 휴업으로 2월부터 새해 분양 마수걸이에 기대를 잔뜩 갖고 있던 건설시장에 찬물이 끼얹어진 것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이달 전국에 총 2만가구가 넘는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1만 2220가구(52%), 지방에서 1만 1099가구가 청약 대기 중이다. 이같은 분양 물량은 2월 기준으로 최근 3년새 가장 많은 규모이다.

이달 분양물량이 늘어난 원인은 지난달 중순부터 인터넷청약 대행기관을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이관하느라 운영 공백기가 있은데다 설 연휴까지 겹치며 1월 분양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설사들은 이달부터 새해 아파트 청약 일정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전혀 예상치 못한 '우한 폐렴' 대형악재를 만나면서 비상이 걸렸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모델하우스의 특성상 사람간 전염 가능성이 우려되자 개관을 연기하는 분양단지가 나온데다, 전염 양상이 지속될 경우 개관 연기가 속출할 전망이다.

이달 초 모델하우스를 공개했던 건설사들은 일단 비상대책으로 모델하우스 현장에 손 세정제와 마스크, 열 감지기를 비치하고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지만, 우한 폐렴 확산 추이에 따라 개관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대구에선 이미 모델하우스 개관을 미룬 사례가 등장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첫 분양 예정단지인 대구 ‘청라힐스자이’의 모델하우스 개관을 오는 7일에서 21일께로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내부에 손 소독제, 열감지 카메라 등 감염 예방 장비를 마련했지만, 우한 폐렴 확산세가 커지면서 개관을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모델하우스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하는 건설사도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경기도 수원에서 우한 폐렴 15번째 확진자가 발생하자 감염 예방을 위해 이달 분양 예정인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서둘러 온라인 운영으로 전환시켰다.

대우건설 분양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는 수만 명이 몰리는 장소인 만큼 우한 폐렴 감염에 취약하다고 판단해 오프라인이 아닌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현장 모델하우스는 청약 당첨자 발표일 이후 당첨자를 대상으로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양업계는 우한 폐렴 확산으로 아파트 청약 일정을 연기하는 단지들이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상반기에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수도권 일부 분양현장에서 모델하우스 개관과 일정을 잠정 연기했던 사례가 있었다”고 상기시키며 “우한 폐렴 사태로 올해 본격적인 분양시점이 예상보다 더 미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